최근 국내 가전시장에서 가장 가파르게 크고 있는 아이템이라면 무선청소기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은 수년간 시장을 주도해왔던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LG전자와 삼성전자 '투톱' 체제가 형성된 한 해였습니다.
각 제조사들이 판매량 데이터를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지난해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LG전자가 40~50%, 삼성전자가 30~40%, 다이슨 10%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LG전자가 최근 무선청소기 신제품 'LG 코드제로 A9S 오브제컬렉션'을 내놨습니다. 가격은 무려 150만원대인데요. 이 가격대는 국내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중에서도 고가에 속합니다. 삼성전자와 다이슨의 가장 최근 제품이 100만원대 이하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과감한 행보라는 평가입니다.
2주 정도 써본 결과 이 제품은 한 마디로 '무선청소기 종합선물세트'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선청소기 사용자들로부터 대부분 호평을 받은 기술을 두루 탑재했기 때문입니다. 간편한 먼지 처리 및 먼지통 비움, 좌식 생활에 맞는 물걸레 청소, 위쪽에 무게 중심이 있는 디자인 등을 갖췄습니다.
이러한 기능들은 삼성과 다이슨 제품들에도 적용된 기술들인데요. 실제 사용해보니 LG 코드제로 A9S 오브제컬렉션은 차별화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우선 LG전자가 올해 새롭게 도입한 '올인원타워'가 눈에 띕니다. 올인원타워는 단순히 청수기 보관과 충전 뿐만 아니라 먼지통 비움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청소대 거치대입니다. 특히 상단 조작부의 자동 비움 버튼을 선택하면 청소기를 거치할 때마다 자동으로 먼지 비움이 돼 편리했습니다.
청소기를 올인원타워에 거치해두기만 하면 흡입 모터가 자동으로 청소기의 먼지통을 비워주는데요, 그렇게 배출된 먼지는 올인원타워 내부의 먼지봉투로 이동됩니다. 물론 먼지봉투가 가득 차면 수동으로 교체해야 되긴 하지만, 매번 먼지 날릴 일이 없어 위생적이란 느낌입니다. 먼지봉투 용량은 2.5리터(L) 정도로 약 3개월마다 한 번씩은 갈아줘야 한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입니다.
올인원타워는 좌우측 및 상단 커버를 통해 틈새 흡입구, 다용도 흡입구, 침구 및 펫 전용 흡입구 등 다양한 구성품과 보조 배터리를 내장할 수 있습니다. 커버 우측 하단엔 물걸레 전용 흡입구인 파워드라이브 물걸레를 걸 수 있는 고리도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구성품을 한 데 합쳐서 보관할 수 있게 하면서도 외관상 조잡하지 않게 해 디자인을 강조하는 'LG 오브제컬렉션'의 의미를 끌어올렸다는 느낌입니다.
본체는 LG 코드제로의 강점인 청소력을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인버터 모터는 먼지 흡입을, 2중 터보 싸이클론은 공기와 먼지 분리를 담당해 강력한 흡입력을 보여줬습니다. 흡입 모드는 파워별로 총 3가지로 나뉘는데요, 소음 소리가 적은 표준 모드로도 왠만한 먼지는 빨아들였습니다. LG전자의 설명에 따르면 배터리 한 개당 표준모드로 60분 연속 청소가 가능하니, 두 개의 배터리를 모두 쓰면 최대 120분 청소가 가능합니다. 높이가 기존보다 얇아지고, 회전 기능이 더해진 헤드 부분을 통해 침대 밑, 장롱 아래 등을 구석구석 청소할 수 있었습니다.
LG전자 무선청소기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워드라이브 물걸레를 연결하면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가 한 번에 가능합니다. 수통에 물을 채우고, 전용 물걸레를 한 번 빨고 부착하면 됩니다.
수분 공급은 마른 것부터 충분히 적셔주는 것까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청소 방식이나 바닥 재질에 따라 편하게 청소가 가능합니다. 다만 물걸레로 청소를 할 때는 흡입 파워가 한 단계로만 유지되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침구류나 매트리스 소파 의자 카페트 시트 등을 청소할 수 있는 다양한 헤드들과, 손잡이를 쥔 한 손으로도 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파워 및 종료 버튼을 한 데 모아둔 점 등은 편리했습니다.
올해도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두고 제조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개인 위생에 대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외출을 자제하는 '집콕 문화'가 확산하고 있어 무선청소기 국내 보급률은 올해도 전년 대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곧 국내 시장 출격이 임박한 삼성전자의 새로운 '제트' 시리즈와, 계속해서 한국을 공략하고 있는 다이슨 등 외산업체들과의 한 판 승부 속에서 올해는 어느 제조사가 패권을 가져가게 될 지에 주목됩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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