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오세훈, 갑작스레 '양보배틀' 벌이는 이유는

입력 2021-03-19 15:58   수정 2021-03-19 16:10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서로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유선 10% 포함여부로 양보없는 공방을 벌이던 양측은 이날 오후 갑자기 "내가 양보하겠다"며 태도를 바꿨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요구하는 유선전화 10% 포함 방안을 참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것도 수용하겠다"면서 "이제 만족하십니까. 다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오 후보가 말씀하신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50%식 반영하는 것 역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안 후보가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도중 오세훈 후보 역시 동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오 후보는 "저는 오늘 또 하나의 바보 같은 결정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비록 여론조사의 기본원칙에는 어긋나지만, 안철수 후보가 제안한 무선 100%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유무선 혼합조사가 걸림돌이었는데, 유선을 제외하고 무선으로 조사하는 것을 제가 양보하고 전격 수용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이 결정으로 제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택되지 못하는 정치적 손해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저는 서울시장을 탈환하여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라는 국민의 지상명령을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양측이 갑작스런 '양보배틀'을 벌이는건 단일화 과정이 지루한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양보하는 모습이 오히려 승기를 잡는 방식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야권 단일화를 위해 대승적으로 이익을 포기하는 모습을 비치는 것이 다소 유리한 룰을 가져가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양측은 이날 저녁 다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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