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5, 넓다…좌석 180도 펴지고 다리 받침대까지

입력 2021-03-19 17:30   수정 2021-03-26 18:34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좌우로 길게 위치한 얇은 전조등이 눈에 띈다. 스마트키를 들고 차에 다가가면 자동으로 손잡이가 튀어나온다. 운전석에 앉자 아날로그 계기판 대신 가로 50㎝의 태블릿 같은 디스플레이가 운전자를 반겨준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등장하는 차가 아니다. 지난달 사전예약을 시작한 현대차의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다. 지난 17일 서울 용산 원효로 사옥에서 열린 첫 실물 공개 행사에서 아이오닉 5를 살펴봤다.

외관은 단순하면서도 독특하다. 정사각형 픽셀 모양의 라이트를 전조등, 후미등, 바퀴 등 곳곳에 적용해 사이버틱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조개껍데기 모양의 ‘클램셸 후드’는 차체 상단부를 감싸는 듯하다. 차가 더 커 보이는 효과를 낸다.

아이오닉 5의 가장 큰 장점은 넓은 실내 공간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제작해 엔진룸 등 불필요한 부분을 없앴다. 3000㎜의 긴 휠베이스(앞뒤 바퀴 축 간 거리)를 바탕으로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예컨대 ‘2열 전동 슬라이딩 시트’ 기능으로 뒷좌석을 최대 135㎜까지 뒤로 밀면 앞좌석 앞 공간이 확 넓어진다.

운전석과 조수석 옆의 버튼을 누르면 차 안은 순식간에 침실처럼 변한다. 좌석 등받이가 180도 가까이 펴지고 비행기 1등석처럼 다리 받침대가 올라온다. 여기에 천장의 블라인드를 걷어내면 루프 전체를 감싸고 있는 유리를 통해 마치 침대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독특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을 공급할 수 있는 ‘V2L’ 기능도 장점이다. 뒷좌석 밑에 있는 충전 포트로는 차 안에서 노트북 등 각종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트렁크 쪽의 바깥 충전구를 통해 차량을 거대한 ‘보조배터리’처럼 쓸 수도 있다. 1회 완충 시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은 약 50㎾h(킬로와트시)다. 4인 가구 기준으로 나흘 정도 쓸 수 있는 양이다.

운전석과 조수석 간 이동도 자유롭다. 주차공간이 비좁을 때 센터 콘솔을 뒤로 밀면 운전자가 조수석으로 이동해 빠져나오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이 밖에도 뒷좌석 사운드 볼륨만 낮춰주는 ‘후석 취침 모드’, 모든 좌석의 위치·기울기 등을 기억하는 ‘전 좌석 메모리 시트’ 등의 기능도 갖췄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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