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아이들 각자의 수준에 맞는 학습자료와 시험문제를 제시하는 온라인 적응형 학습시스템을 초·중·고에 전면 도입하면, 교사들은 각 학생의 수준을 대시보드에서 확인, 수고를 덜하면서도 더 친절하게 개별 지도할 수 있다. 새로운 분야인 AI와 외국어 교육 등도 AI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온라인 공교육 시스템으로 제공함으로써 교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교사를 존중하면서도 새로운 교육 내용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한다. 정부 산하의 모든 과학기술연구소에 ‘AI 퍼스트’ 전략과 시스템을 도입, 연구개발방법론 자체를 AI 중심으로 개혁해야 한다. 대학교 각 단과대학의 연구와 교육 역시 AI 기반으로 개혁하는 것을 정부가 장려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AI를 잘 활용하는 과학자와 연구팀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시대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공중전화 부스가 있던 자리에는 AI 기반의 재활용 쓰레기 수거 로봇을 설치해 시민들이 순환경제에 참여하게 하고, 이로써 쓰레기 재활용에 기여하는 것이 돈이 되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미세먼지를 저감하고, 수질 오염과 탄소 배출을 감시하고, 산사태를 예방하는 AI 시스템을 개발해 선도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관련 산업의 육성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미 구글은 전 세계의 ‘사회적 선용(Social Good)’ AI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아이돌봄 서비스를 우버형으로 구현함으로써 돌봄 도우미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가 방치·학대받지 않고 미래 한국의 귀중한 인적 자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국민들이 불행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서비스, 화재신고, 응급신고 등에 대응하는 인력을 지원하는 AI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노인빈곤율이 매우 높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는 불행한 지표를 갖고 있다. 여러 제도적 노력과 함께, AI 기술과 정보기술(IT)의 결합을 통해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데 AI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도를 같이 개선해야 한다. 또 하나 필요한 것은 AI 시스템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한 신뢰다.
예를 들어 보자. 이젠 단말기 없이 후불로 고속도로 통행료를 결제할 수 있는 AI 하이패스 시대가 됐다. 사물인터넷(IoT)이 AI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정부와 시민 간의 신뢰와 자유로운 계약으로 시민의 편의성을 높인 좋은 사례다. 시민은 자신의 차량 번호와 결제 수단을 도로공사 앱에 등록함으로써 하이패스 단말기를 차에 설치하는 비용과 수고를 덜고, 후불로 통행료를 낼 수 있다. 이렇게 신뢰와 AI 기술이 결합된 ‘신뢰체인’의 패러다임으로 각종 행정·복지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다. 신뢰체인은 필자와 박경양 하렉스인포텍 대표가 같이 만든 개념이다. 블록체인은 신뢰를 보증할 수 없는 주체 간의 연결을 위한 기술이지만, 정부는 신뢰기관이므로 정부 서비스에서 블록체인의 효용성은 약하다. 오히려 신뢰하는 주체 간의 자발적인 정보 공유를 통해 비용과 수고를 덜고 AI 기술과 제도 개선을 결합함으로써, 효율성과 연결성을 높이는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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