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퇴출해야 할 중국산 불량 김치

입력 2021-03-21 18:39   수정 2021-03-22 02:13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을 먹다가 앞에 놓인 김치가 중국산이라는 것을 갑자기 알았다고 해서 식당을 나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식당을 찾아가기 전에 그 식당의 김치가 중국산인지 확인하게 될 것 같다.

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중국산 김치 제조 영상은 가히 충격과 공포 자체였다. 언뜻 봐도 불결해 보이는 물속에서 알몸의 남성이 둥둥 떠다니는 배추를 걷어 녹이 슨 굴삭기에 옮겨 담는 영상이다. 이에 여론이 악화되자 해당 김치는 수출용이 아니라 내수용이라는 중국 당국의 해명 역시 놀라운 수준이었다.

본 영상이 SNS로 널리 퍼지면서 중국산 김치 포비아가 유행할 거라는 예측은 당연해 보인다. 중국산 김치는 늘 우리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 10곳 중 6곳은 외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으며(2020년 10월 현재, 300곳 조사), 2020년 국내에 수입된 김치(1700억원 규모) 중 99%가 중국산이었다.

특히 건강과 위생·안전이라는 가치를 중시하는 요즘의 식품 소비 트렌드를 감안하면 중국산 김치에 대한 공포는 쉽게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 발표(2020 농식품 소비트렌드)에 따르면 소비자가 농식품 구매 시 가장 중시하는 사항은 안전, 건강, 영양성분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국산 김치는 비싸서 대체할 경우 마진이 남지 않는다는 식당들의 볼멘소리도 이해할 만하다. 국내산 김치로 대체해 메뉴 가격이 올라가면 매출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산 김치를 고수한다면 앞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음식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손님들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번 중국산 김치 소동에 대한 소비자의 공포가 외식산업과 농식품 시장에서 가치소비로 이어져, 지금까지 가장 효율적이라 믿어왔던 비용 절감이라는 전략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

오도균 < 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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