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건설사들이 잇달아 유동성 확보에 뛰어든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올 들어 빠르게 살아나자 서둘러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다음달 중반 3년 만기 회사채 2000억원어치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준비에 돌입했다. GS건설의 공모채권 발행은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 회사는 당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모집액(1000억원)의 31%인 31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GS건설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회사채시장에서 쓴맛을 봤던 대우건설도 또 한 번 채권 발행에 도전한다. 다음달 3년 만기로 1000억원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과 9월 각각 1000억원어치 채권 발행에 나섰지만 두 차례 모두 매수주문이 목표금액에 못 미쳤다. GS건설 외에도 태영건설과 건설장비업체인 현대건설기계 등도 비슷한 시기 회사채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주식 발행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건설사도 있다.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는 오는 5월 유상증자를 통해 1142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GS건설의 또 다른 자회사인 수처리전문업체 GS이니마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건설 또한 자회사 대우에스티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평판이 우호적으로 바뀐 것을 확인하자 자금 조달을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었다는 분석이다. 경기회복 신호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가능성 등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코스피 건설업종 지수(22일 114.95)는 올 들어서 8.2% 상승했다. 공모 회사채시장에서도 올해 모든 건설사 회사채가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해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했던 한화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뿐만 아니라 비교적 신용도가 낮은 한신공영(BBB)까지도 흥행에 성공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금조달 여건이 좋지 않았던 건설사들로선 현재 양호한 증시 분위기와 낮은 금리가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라며 “당분간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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