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집합금지 및 제한 조치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서울 소상공인들에게 최대 150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 경기 악화로 좁아진 취업문을 통과하지 못한 미취업 청년들에게도 50만원의 취업장려금을 지원한다. 무이자 융자 지원을 포함한 전체 지원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 25개 자치구 구청장과 서울시가 다음달 7일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지원금을 푸는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먼저 실내체육시설과 노래방, 유흥시설 등 집합금지 업종 11종 2만7000개 업체는 15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집합금지에서 제한으로 방역 지침이 완화된 학원과 겨울스포츠시설 1만6000곳에는 120만원, 식당과 카페, PC방 등 집합제한 업종 23만2000개 업체에는 60만원이 지원된다.
폐업 소상공인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해 3월 22일 이후 폐업을 신고한 소상공인 약 4만8000곳은 업체당 5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서울 지역 소상공인 2만5000명에게 최대 2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융자 지원책도 시행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법정 한부모가족 등 저소득 취약계층 46만 명은 1인당 1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졸업 후 2년 이내 취업을 하지 못한 청년(만 19~34세) 17만1000명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50만원의 취업장려금을 받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줄어든 승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을·전세·공항버스와 법인택시 등 운수 종사자 2만8996명에게는 1인당 50만원의 피해지원금을 준다. 운수 종사자와 별도로 경영난에 처한 마을버스 139개 업체에는 업체당 1000만원을 지급한다. 전시와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생계 위기를 맞은 중위소득 120% 이하 문화·예술인 1만 명에게도 1인당 100만원을 지원한다. 이 밖에 어르신 요양시설과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관광·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산업 등이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국회의 4차 재난지원금 예산 논의가 본격화되기도 전에 지원책을 발표한 것은 선거용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재난지원금은 소비지출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자체는 현금 살포식 재난지원금이 아닌 미래 지역 경제를 살리는 데 재정을 투입해야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자체는 정부의 포퓰리즘에 보태주는 방식의 복지정책을 펴면 안 된다"며 "지역적 특성을 살린 인프라 투자, 실직자의 재취업 등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세심한 정책을 펴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지원책은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효과를 극대화하고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마련됐다"며 "보궐선거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박종관/하수정 기자 pjk@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