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단기일자리 사업 '제동'

입력 2021-03-22 17:26   수정 2021-03-23 02:36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된 단기일자리 사업이 예산 심의의 ‘최종 관문’격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에서 줄줄이 ‘심사 보류’되고 있다. 여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의 단기 일자리 사업에 대해 원안 유지 및 증액을 밀어붙였지만, 삭감을 주장하는 야당의 반대에 막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여야는 22일 과기정통부의 ‘바이오 연구데이터 활용기반 조성 사업’의 심사를 시작으로 추경 예산소위를 시작했다. 6개월간 1000명을 고용해 바이오 전문가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이후 민간 기업에 취업시키겠다는 목표로 150억원을 편성했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지난 3차 추경에도 편성됐던 이 사업에서 전체 대상자 2000명 중 민간기업에 취업한 사람은 47명뿐”이라며 “전액 삭감해서 차라리 코로나19 지원금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예결위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단순 일자리가 아니라 교육시키는 것”이라며 “바이오 인력 수요에 맞춰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측면에서 국가적으로 필요하다”며 원안 유지를 강조했다. 양측의 공방이 길어지자 심사는 보류됐다.

186억원을 편성해 1200명을 고용하는 ‘디지털 전환 지원 사업’도 비슷한 공방을 벌이다 심사가 미뤄졌다. 노인·이주민 등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교육을 위해 900명의 강사와 300명의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사업이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희망 교육기관에 대한 수요조사가 안 돼 있다”고 했고, 같은 당 임이자 의원은 “시급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디지털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원안 유지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2160억원을 투입해 5만 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힌 행안부의 ‘희망근로 지원사업’, 43억원을 투입해 1639명을 고용하는 경찰청의 아동안전지킴이사업 등도 여야의 긴 공방 끝에 보류됐다. 심사가 보류된 사업은 여야 재심사를 거치게 된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은 24일까지는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예산 대부분이 24일 전 증액이나 원안 유지로 결론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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