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총을 계기로 새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곳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뿐이다. 신한금융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는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 배훈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 등 4명이다. 이용국, 최재붕 후보는 지난해 신한지주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주가 된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니티에쿼티와 베어링PEA가 각각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이 새로 추천한 사외이사는 권숙교 김앤장 고문과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다. KB금융과 우리금융은 이번에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각각 5명) 전원을 재추천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사외이사 교체가 적은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경영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추천된 사외이사 대부분이 재임 중 이사회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는 ‘거수기’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견제와 감시’라는 고유의 역할이 퇴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4대 금융지주에서 이번에 교체되는 4명의 사외이사는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기업의 사외이사는 6년 이상 재임할 수 없다’는 상법 시행령에 따라 더 이상 자리를 지킬 수 없다. 지난해 이후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모두 연임에 성공하면서 ‘회장 친정 체제’가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장 추천위원회 멤버를 겸하는 사외이사들이 대거 연임된 것은 이런 맥락으로 볼 수 있다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 계열 금융지주사들은 기본적으로 사외이사진으로 경영·경제학과 교수진과 원로급 인사를 선호해왔다”며 “여성 인재가 중시되고,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후보군 풀을 넓게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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