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이 사퇴 후 첫 외부 일정으로 '101세 철학자'로 불리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나 여러 조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의 만남은 윤석열 전 총장 요청으로 지난 19일 김형석 명예교수의 자택에서 이뤄졌다.
이날 두 사람은 2시간 가량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특히 김형석 명예교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짐작이 안 되는 점에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하며 "정의를 상실하면 그 사회는 유지될 수 없는 게 상식"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또 윤석열 전 총장에게는 "흔히 야당에 인재가 없다고 하는데 인재는 여당에도 없다"라며 "중요한 건 한 사람의 유능한 인재가 나오는 게 아니라 함께 일할 줄 아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김형석 명예교수는 최근 칼럼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거듭 비판해 온 바 있다.
그는 최근 한 매체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 정부에 대해 "국민의 인간적 삶의 가치와 인권이 훼손됐고, 정신적 사회질서까지 상실해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지금의 정치는 문재인 정권을 위해 존재하지 국민을 섬기는 정부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형석 명예교수는 "분열과 대립을 넘어 투쟁 일변도의 사회상을 만든 정부"라며 "'우리 총장'이라고 앞세웠던 윤석열이 조국 사태와 청와대를 포함한 현 정권의 비리와 위법을 법에 따라 수사한다고 해서 추방한 실세들이 누구인가"라고 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평소 김 명예교수의 저서 '백년을 살아보니' 등을 읽고 공감하고, 김 명예교수를 존경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90)와 김 명예교수 간 친분도 있어 양측 대화는 안부와 건강에서 시작해 사회 현안에 대한 발언과 인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