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중국인 남성이 옷을 모두 벗은 채 소금물 구덩이에서 비위생적으로 배추를 절이는 영상을 보고, '또 중국산이야'라고 생각했어요"최근 중국산 절임 배추에 대해 위생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내 소비자의 중국산 식품에 대한 공포가 재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배추가 국내로 들어왔을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한 중국인 남성이 옷을 모두 벗은 채 소금물 구덩이에서 비위생적으로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확산됐다. 현장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중국산 식품에 대한 기피 현상을 보였다.
지난 21일 저녁 서울 마포구 음식문화거리에서 만난 박정임 씨(57·여)는 "예전부터 중국산 음식이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긴 했다"며 "배추 절이는 영상을 보며 '역시나 중국'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김치가 됐건 다른 음식이 됐건 중국에서 들어온 음식이라고 하면 아예 거르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깃집을 방문한 김상욱 씨(43)는 "이번 '김치 논란'이 터졌을 때 '또 중국산이야'라고 생각했다"며 "중국산 음식이 비위생적이라는 사실은 하루이틀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놀랍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장 볼 때도 중국산 식재료는 안 사려고 노력했다"면서 "이제 더욱 적극적으로 중국산 식품은 피해야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중국산 음식에 대한 불신이 비단 이번 절임배추 논란 때문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중국산 식품이 문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앞서 중국산 김치, 달걀 등에서 위생 문제가 발생한 적이 있어 중국산 음식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05년에는 중국에서 수입한 김치에서 납이 검출된 데 이어 기생충 알까지 나와 '김치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한 바 있다. 2013년 12월에는 중국산 배추김치에서 병원성 대장균이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매를 금지하고 회수 조치했다.
김치 뿐만이 아니다. 2008년에는 '멜라민 파동'을 일으킨 중국산 계란 분말이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수입돼 논란이 된 바 있다. 멜라민은 플라스틱을 만들 때 쓰는 화학물질로, 적은 양으로도 신장결석을 유발하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2015년에는 중국산 난백건조(계란 흰자를 분말로 한 것)에서 엔로플록사신 등 동물용 의약품 성분이 검출돼 회수조치가 내려지기도 했다.
중국산 식료품에서 안전성 문제가 여러 번 대두된 만큼, 통관 기준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하 교수는 "현재 식약처는 국내로 들어오는 일본산 식품에 대해 국제 수준보다 10배 강화된 세슘 기준을 적용해 통관을 허용하고 있다"며 "중국과 같은 위생취약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경우 일본산 식품과 같이 검사를 강화할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논란의 영상 속 배추 상태를 고려하면 해당 배추는 국내로 수입됐을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달 19일 식약처 서울지방청에서 진행한 전문가 자문회의에 참석한 서혜영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동영상에 나타난 절임 방식에 따르면 배추의 색상이 바뀌고 조직이 물러진다"며 "(해당 배추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배추김치를 제조하는 재료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비위생적으로 제조된 식품은 통관 과정에서 걸러진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잇따랐다. 임무혁 대구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는 "한번 이색·이취가 발생한 절임배추는 아무리 씻는다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며 "통관 단계에서 관능검사(제품 성질·상태, 맛, 색깔 등)로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온라인에서는 '중국에서 배추를 대량으로 절이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유됐다. 영상 속 소금물에서 일하는 남성은 옷을 모두 벗은 채 구덩이에서 배추를 절이고 있다. 영상 속 소금물은 흙탕물처럼 탁했고, 배추를 나르는 굴착기도 녹슬어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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