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세계 최초 비즈니스 전용 비격리(버블) 시설 도입"

입력 2021-03-23 17:28   수정 2021-03-24 09:28

트래블버블, 백신여권 도입을 추진 중인 싱가포르가 비즈니스 관광시장 재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초 비즈니스 전용 버블(비격리) 시설 개장에 이어, 24일 오프라인 참가자만 1000명에 달하는 국제행사를 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열리는 행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제관광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비즈니스 관광시장부터 살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싱가포르 정부가 트래블버블, 백신여권 도입 등 본격적인 관광 재개에 앞서 관리와 통제가 용이한 비즈니스 관광객을 대상으로 방역 수용태세 점검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세계 최초 비즈니스 버블시설 '커넥트 엣 창이'
창이국제공항과 5분 거리인 싱가포르 엑스포 전시장에 들어선 '커넥트 엣 창이(Connect@changi)'는 세계 최초의 비즈니스 전용 버블(비격리)시설이다. 이곳에선 비즈니스를 위해 싱가포르를 찾은 방문객이 14일 의무격리 없이 사업 파트너와 필요한 업무를 볼 수 있다. 출국 전 72시간 전과 입국 후, 그리고 투숙기간 중 진단검사로 음성 여부만 확인받으면 된다. 일종의 코로나 안전지대인 셈이다. 헹스위킷 싱가포르 부총리는 "커넥트 엣 창이가 살아있는 실험실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커넥트 엣 창이는 총 7만2500㎡ 실내공간에 150개 객실과 40개 회의실, 인공정원, 피트니스센터등 비즈니스 호텔급 시설과 서비스를 갖췄다. 세 가지 타입의 객실은 최대 2명이 머물 수 있다. 하루 세 끼 식사와 객실, 코로나 검사비 포함 하루 이용료는 287달러(약 33만원)다. 식사 메뉴는 전용 앱이나 푸드판다(foodpanda), 그랩(grab) 등 배달앱을 통해 창이공항 내 레스토랑 음식도 주문할 수 있다. 인공정원은 한 번에 최대 30명, 러닝머신과 사이클링 머신 등 운동기구를 갖춘 피트니스 센터는 2명이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4~11명까지 수용가능한 회의실은 투숙객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과 외부 방문객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나뉜다. 비말감염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바닥부터 천장까지 유리패널로 분리하고, 방마다 별도의 환기시스템을 둔 것이 특징이다. 회의실에선 식사를 겸한 비즈니스 미팅도 가능하다. 프로젝트를 주도한 싱가포르 국영투자회사 테마섹(temasek)은 오는 5월까지 객실과 회의실을 각각 660개, 17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렇게되면 한 번에 수용가능한 인원이 최대 1300명까지 늘어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최대 규모 국제행사 24일 개막
8월 세계경제포럼 개최를 앞두고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시장 재개에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4일 마리나베이샌즈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지오 커넥트 아시아(GEO Connect Asia)'는 코로나 사태 이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행사다. 24일과 25일 이틀간 오프라인 참가자 1000명 포함, 모두 2200여명이 참여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민간 전시주최회사인 몽고메리아시아가 여는 이 행사에 안전 이벤트(safe event) 플랫폼을 도입했다. 싱가포르 기술회사 비아틱(viatick)과 트랙코메틱(trackomatic)이 개발한 플랫폼에는 비콘(beacon) 등 지리공간 기술이 적용됐다. 전용앱과 손목밴드를 연동시켜 참가자 체온 측정뿐 아니라 안전거리 유지, 밀집도 제어, 동선 등 실시간 모니터링과 통제가 가능해 효율적인 행사장 방역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도입되는 안전 이벤트 플랫폼은 오는 8월 세계경제포럼(WEF)에 활용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내 코로나 확산으로 스위스 다보에서 싱가포르로 장소를 옮긴 세계경제포럼은 최근 코로나 재확산 사태로 일정을 5월에서 8월로 한 차례 더 미뤘다. 싱가포르 정부와 마이스 업계는 포럼 50년 역사상 처음 지역에서 여는 세계경제포럼이 코로나로 초토화된 마이스 시장의 조기회복을 이끄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971년 처음 시작된 세계경제포럼이 다보스 외 지역에서 열리는 건 2002년 미국 뉴욕 이후 올해가 두 번째다.

연간 1200건이 넘는 국제회의와 학술대회가 열려 38억 달러(약 4조3000억원)가 넘는 경제적 효과를 누리던 싱가포르는 코로나 사태로 3만4000여개 일자리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피해를 입은 상태다. 앤드루 푸아 싱가포르관광청 전무는 "모든 비즈니스 방문객에게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하는 프로토타입 하이브리드 행사를 통해 싱가포르에서 더 많은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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