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수분 차단하는 필름 만드는 아이컴포넌트…전자가격표시기·태양광 타고 '점프'

입력 2021-03-23 17:21   수정 2021-03-24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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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가격표시기(ESL)는 상품명과 가격 등 정보를 전자 패널에 구현한 것으로 대형마트 등에서 종이 가격판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종이 가격판을 다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 실시간 재고관리까지 가능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세계 ESL 시장은 지난해 약 9400억원에서 2025년 약 2조7100억원으로 연평균 25% 성장할 전망이다.

전자부품업체 아이컴포넌트는 ESL 패널 세계 1위인 중국 BOE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김양국 아이컴포넌트 대표(사진)는 23일 “지난해 BOE에 ESL용 배리어필름 공급을 본격화한 게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물량은 작년보다 최소 30% 이상 늘어나 실적 개선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91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거뒀다. 2017년 이후 3년간 지속된 적자의 늪에서 탈출한 원동력이 ESL용 배리어필름에서 나왔다는 설명이다.

배리어필름은 플라스틱 필름에 유리 성분과 비슷한 무기 재료를 코팅한 필름을 말한다. 수분이나 산소에 민감한 소재를 보호하는 용도다. 퀀텀닷 TV부터 ESL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전자제품에 활용된다. TV용 시장이 꾸준한 가운데 무인 및 스마트 매장 확산으로 ESL 시장이 커지면서 배리어필름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이컴포넌트의 배리어필름은 올해 유기 태양전지 등 비실리콘 계열 태양광 시장에도 새롭게 진입할 전망이다. 중국 최대 태양광업체 하너지에 지난해 공급업체 등록을 마치고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

김 대표는 “작년 하반기 샘플 테스트를 통과하고 정식 공급업체로 등록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기 태양전지의 유리를 플라스틱 성분의 배리어필름이 대체하는 것”이라며 “올 상반기 공급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리 대신 배리어필름을 쓰면 깨질 위험이 작고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이컴포넌트는 전기 변색 소재(EC필름)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유리에 EC필름을 붙인 뒤 전기를 통하게 하면 색상이 변하면서 적외선을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다. 김 대표는 “중국 BOE와 샘플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SL에 이어 태양광 시장을 새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 제2 전성기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미국 미시간대 고분자공학 박사 출신인 그는 LG화학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중 배리어필름의 성장성에 눈을 떠 2000년 아이컴포넌트를 창업했다.

평택=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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