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패배 안철수…'野통합' 카드, 정치적 재기 명분 될까

입력 2021-03-23 10:08   수정 2021-03-2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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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선언 당시부터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야권 단일화에 총력을 기울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가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패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다만 단일화 국면에서 꺼내든 국민의힘과의 통합 카드로 정치적 재기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실무협상팀은 23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지난 22일 진행됐던 야권 단일화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철수 대표를 꺾은 오세훈 후보는 이제 야권 단일후보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게 됐다.
출마 선언 이후 지지율 상승세였지만…
지난해 12월20일 출마선언 이후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려오던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 경선이 완료된 시점부터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컨벤션 효과에 부딪친 셈이었다.


3석의 국민의당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꺾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안철수 대표 역시 이를 예상한 듯 '단일화 이후 통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지 못하지만 국민의힘에 합류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재기를 노릴 만한 명분은 마련된 셈이다.

안철수 대표는 후보 활동을 이어오며 줄곧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연을 강조했다. 윤석열 전 총장과 함께 '더 큰 2번'을 만들겠다고도 선언한 바 있다. 서울시장보다도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겠다는 메시지를 줄곧 던져오기도 했다.
단일화 과정서 '통합' 카드 내걸었던 안철수
또다른 명분은 안철수 후보가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는 데 있다.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인사 영입에 실패했던 국민의힘이 자체 경선만으로는 이 같은 흥행은 어려웠을 것으로 봤다.


변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다. 보궐선거 이후 김종인 위원장이 떠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킹메이커'이기도 한 김종인 위원장이 이번 보궐 두 곳을 모두 승리를 이끈다면 당에 남아 대선을 진두지휘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종인 위원장과 안철수 대표는 최근 서로의 부인에 대해 비판하는가 하면 "정신이상자" 등 수위 높은 발언까지 쏟아내며 날 선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는 일단 오세훈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합류해 정치적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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