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펫 겔싱어 인텔 CEO는 200억달러(약 22조70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팹(공장) 두 개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24년이다. 인텔은 미국과 유럽에 추가로 생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인텔의 반도체 칩 수요를 ‘자급자족’할 뿐만 아니라 애플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이날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인텔 주가는 상승했다.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은 최근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인텔은 최근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중 시가총액 1위라는 자리도 엔비디아에 내줬다. 최근 전세계적인 반도체 칩 공급부족에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 노력도 인텔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 파운드리 산업체에 미 정부가 추후 인센티브를 제공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인텔의 시장 진입에 TSMC 주가는 24일 하락세로 출발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장 초반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이 TSMC 등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막대한 지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인텔의 결정을 회의적으로 보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TSMC의 올해 예상 투자액이 280억달러인데 인텔은 지난해 그의 절반 가량을 지출하는데 그쳤다.
웨드부시증권의 매튜 브라이슨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이번 결정에 대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인텔이 기존 시장 지위를 되찾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번스타인 리서치의 스테이시 라슨 애널리스트는 인털에 과거에도 파운드리 산업에 진출했다가 고배를 마셨던 이력을 들며 “과거에도 결과는 좋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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