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틀란타 총격으로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의 한 한국계 미국인에게 협박 편지가 배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미 ABC7, CBS LA 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실 비치의 실버타운 '레저월드'에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 여성 A씨(82)는 남편의 장례식이었던 지난 19일 발신자 불명의 편지 한 통을 받았다.
자필로 작성된 편지에는 "그가 죽었으니 레저월드에서 우리가 참고 견뎌야 하는 아시아인 한 명이 줄었다. 조심해라. 짐 싸서 당신이 속한 나라로 돌아가라"는 협박이 담겼다.
A씨 부부는 미국 한인사회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고 자식 넷을 키웠고, 약 10년 전부터 레저월드에서 생활해왔다고 방송은 전했다.
A씨의 딸은 "남편을 잃은 여성을 겨냥했다. 편지가 장례식날 배달됐다. 너무 잔인하고 역겹다"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레저월드 내부에 있는 사람이 이 편지를 보낸 것 같다. 더 화나고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필적 감정과 지문 분석으로 발신인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누구를 겨냥한 것이든 증오는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레저월드 역시 성명을 내고 "이런 악의적인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는 인종 평등과 사회적 정의라는 우리의 핵심 가치를 위협한다"면서 "편지를 보낸 사람이 내부 거주자로 밝혀지면 내보내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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