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화전기공업 '갈등'…소명섭 대표, 김영준 회장 폭로

입력 2021-03-25 11:17   수정 2021-03-25 15:01


소명섭 이화전기공업 대표가 김영준 이화전기공업 회장이 모든 계열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영준 회장이 여전히 회사 경영 전반에 개입하면서 회사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소명섭 이화전기공업 대표는 25일 사내 메일을 통해 "한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대표이사로써 이화전기 뿐 아니라 모든 계열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알리고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라며 "정상적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중대한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해당 메일은 이화전기는 물론 이트론(주), ㈜이아이디, ㈜이디티, ㈜이큐셀, ㈜지이, ㈜케이아이티 등 모든 계열사 직원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일에서 소 대표는 "이화그룹의 김영준 회장은 2000년 이화전기를 인수한 이후 숱한 사회적 이슈를 만들고 회사를 여러 번 위기에 빠트렸다"며 "2016년도에는 김 회장 직계 특수관계인들이 주식을 보유한 홍콩회사에 자금 불법 대여를 통한 위법사항으로 구속됐고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거래정지를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거래재개 조건 가운데 하나로 김 회장은 향후 이화전기 및 계열사 등에 대해 일체의 중요 의사결정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며 "하지만 거래재개 이후 모든 결정에 결재만 안 했을 뿐, 본사에 경영전략실을 두고 막후 자금, 인사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속속들이 개입해 사익을 채우고 있다"고 짚었다.

소 대표는 "이화전기만 놓고 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일반공모유상증자 495억원, 제3자배정유상증자 650억원, 사채발행 150억원 등 무려 1635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며 "하지만 올해 3월 현재 회전자금은 85억원에 불과하다. 이화전기의 자금 규모가 이정도인데 이아이디 이트론 등 다른 계열사까지 합하면 천문학적인 자금이 회사로 들어왔다가 빠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정상적인 회사라면 지배권을 가진 주식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김 회장은 단 1주의 주식도 보유하지 않고 경영권을 가졌다는 명분으로 회사의 자금을 떡 주무르듯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 대표는 "대표이사로 1년의 시간을 보내면서 이화그룹은 앞으로 1년도 버티지 못하겠다는 위기감과 책임감으로 임직원들에게 사실을 고발한다"며 "이화전기 뿐만 아니라 모든 계열사가 정상적으로 거듭난다면 더한 일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당장 이화전기뿐만 아니라 모든 계열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임직원, 노조 등 모든 직원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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