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가 '사이버 아이돌' 키우는 이유

입력 2021-03-25 17:50   수정 2021-04-05 16:41

식품업체 한국야쿠르트가 사이버 아이돌 그룹 ‘하이-파이브’(사진)를 결성했다. 지난해부터 불고 있는 부캐(부캐릭터) 트렌드를 반영한 마케팅 전략이다. 중·장년층이 주고객인 한국야쿠르트는 하이-파이브를 통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야쿠르트가 25일 선보인 5인조 사이버 아이돌 그룹인 하이-파이브의 멤버는 한국야쿠르트의 5개 제품을 형상화했다. 제품명을 반영해 △위르(윌) △뚜리(MPRO3) △쿠퍼(쿠퍼스) △야츄(하루야채) △쿠르(야쿠르트라이트)란 이름을 붙였다. 인스타그램 웹툰을 통해 데뷔 과정을 공개하고, 음원도 낼 계획이다.

하이-파이브 결정은 한국야쿠르트 입사 2년차 사원 이상현 씨(30)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이씨는 아이돌 그룹 데뷔 경력이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2014년 9인조 아이돌 그룹 ‘비티엘(BTL)’로 데뷔했다. 하지만 《프로듀스 101》에 지원했다 떨어져 데뷔 2년 만인 2016년 은퇴했다.

이씨는 이런 경력을 살려 최근 사내에서 열린 아이디어 공모전에 사이버 아이돌 그룹 프로젝트 제안서를 냈다. SM엔터테인먼트가 증강현실을 통해 선보인 사이버 걸그룹 ‘에스파’의 인기를 예로 들며 경영진을 설득했다. MZ세대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하고자 했던 한국야쿠르트는 이씨의 아이디어를 채택했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라”며 프로젝트의 모든 결정 권한을 줬다.

한국야쿠르트는 대국민 온라인 오디션을 통해 하이-파이브 멤버의 목소리를 찾는다. 보컬 및 랩에 재능을 가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일곤 한국야쿠르트 유제품CM팀장은 “부캐 세계관과 스토리텔링을 적용한 하이-파이브는 MZ세대와 소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캐릭터별 굿즈 판매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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