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한일전에서 유효 슈팅을 1개만 기록하는 졸전을 펼쳤다. 대표팀은 경기 내내 무기력했다. 그러나 많은 축구 팬들을 분노케하는 것은 벤투 감독의 답답한 전술이었다.
벤투 감독은 전반전에 이강인(발렌시아)을 제로톱에 배치시켰다. 벤투 감독은 처음으로 제로톱 전술을 선보였지만 한일전 결과는 처참했다.
이강인은 단 한 번도 슈팅을 하지 못했다. 이강인에게 오는 패스는 번번히 차단당했다. 경기 내내 벤투 감독이 원하던 빌드업은 전혀 되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3대0으로 패했다.
대표팀은 전반 16분 만에 수비진의 실수성 플레이에 먼저 실점을 내줬다. 일본의 침투 패스를 김영권(감바 오사카)이 막았지만 공이 살짝 떴고, 이를 일본의 오사코 유야(브레멘)가 재빨리 오른발 뒤꿈치로 패스했다.
곧바로 야미네 미키(가와사키)가 볼을 잡아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6분 공격 과정에서 공을 빼앗긴 대표팀은 빠른 역습에 당하면서 가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에게 두 번째 골을 헌납했다.
전반을 2대 0으로 뒤진 벤투호는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엔도 와타루에게 헤딩 쐐기골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한국은 후반 39분에서 이동준(울산 현대)이 오른발 슛으로 첫 유효슈팅을 만들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최근 한일전 2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으며 역대 전적에서 42승 23무 15패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삿포로 참사에 이어 10년 만에 또 다시 3대0 치욕을 당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벤투 감독은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알고 준비했지만 오늘 경기는 상대가 우리보다 더 나았다"며 "일본은 이길만한 자격이 있었다. 오늘 패배를 곱씹어 보고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쓴 것에 대해 "제로톱을 통해 상대 수비라인의 균열을 꾀했다"면서 "상대 수비가 우리를 압박할 때 포지션에서 끌어낼 수 있다면 그 빈틈을 2선에 있던 윙어 나상호(서울)와 이동준)와 섀도우 스트라이커 남태희(알사드)가 침투하는 움직임을 보이길 원했다. 하지만 이 부분이 안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일전은 그 어떠한 A매치보다 중요한 경기다. 한일전에 임하는 선수 및 감독의 무기력한 모습으로 인해 축구 팬들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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