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5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사진)는 국민의당 등 범야권을 아우르는 '어벤저스' 출정식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데면데면했다.
이날 대한문 광장 합동유세장에서도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최근 단일화 과정에서 거친 감정싸움을 벌인 바 있다.
이날 오 후보의 첫 공식 유세에는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나경원 전 의원이 함께 했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안 대표도 합류했다.
안 대표는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김 위원장과 악수를 주고 받았지만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마이스를 건네 받고 지원연설을 시작한 지 2분 만에 홀로 무대를 내려갔다. 주변에서 만류하는 듯 붙잡았지만 김 위원장은 손사래 치며 무대를 떠났다.
안 대표 역시 본인의 연설을 마치고 오 후보가 마이크를 잡은 지 5분여 반에 무대에서 내려왔다. 이를 몰랐던 오 후보가 연설 도중 뒤를 돌아보며 "안철수 후보 가셨나. 내려가셨나"라고 연거푸 찾는 소리가 마이크에 고스란히 담기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전날 김 위원장의 '공개 저격'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전날 JTBC에 출연해 안 대표의 대권 행보에 대해 "정권교체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혹평했다. 안 대표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선거가 급하니 별말씀 드리지 않겠다. 지금은 모두 힘을 모을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같은 기류 속 불편한 출정식을 마친 오 후보는 이날 강북 수유역 일대에서 마지막 유세 이후 기자들과 만나 "두분 다 정치적 경륜이 깊은 분들이니 화학적 결함으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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