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만들어진 지 10년 이하인 기업의 가치가 10억달러(1조원)에 달한다는 것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아 붙여진 이름, 유니콘 기업. 창업에 도전하는 모든 젊은이의 꿈인 유니콘 기업은 세계적으로 500개 정도로 평가됩니다. 미국의 투자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은 미국 기업이 242개, 중국이 119개, 영국과 인도가 각각 24개, 독일 12개로 나타납니다. 한국은 11개로 세계 6위권이며 일본은 4개로 11위로 알려져 있죠.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면면은 짐작할 수 있듯이 대부분 4차 산업혁명과 관련이 깊습니다. 전자상거래업체이거나 온라인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이 대부분이죠. 핀테크처럼 정보기술(IT)과 금융을 결합하는 등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만든 곳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세계를 휩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비대면 문화를 앞당기며 관련 분야 유니콘 기업의 성장을 촉진한 것이죠. 엔터테인먼트와 바이오 분야도 유니콘 기업을 길러낸 분야입니다.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불리는 미국의 빅테크(정보기술 기반의 대기업) 업체들도 한때는 유니콘 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위주인 한국 유니콘 기업에 비해 미국은 다양한 업종에서 유니콘 기업이 탄생합니다. 사업모델을 혁신적으로 개발한다면 기존 전통산업에서도 얼마든지 유니콘 기업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죠. 미국 유니콘 기업 가운데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곳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입니다. 민간 우주선을 쏘아올리는 이 업체의 시장가치는 46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360억달러로 평가된 결제 처리 회사인 스트라이프, 177억달러로 평가받는 식료품 배달업체 인스타카트, 비디오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에픽게임즈, 무료 주식 거래 앱 ‘로빈후드’,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전자담배 제조업체 쥴랩스 등도 기업가치 상위권에 올라 있는 유니콘 기업입니다. 차량공유 업체 우버와 리프트,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 이미지 공유 업체인 핀터레스트, 빅데이터 분석 업체 팰런티어, 커뮤니케이션 툴 업체 슬랙 등은 기업공개를 통해 유니콘 기업에서 상장기업으로 거듭났죠.
중국은 우리와 비슷하게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전자상거래 업종에서 유니콘 기업이 다수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만든 바이트댄스는 750억달러의 기업가치로 평가됩니다. 차량공유앱을 운영하는 디디추싱은 516억달러, 식료품 스타트업 메이카이는 7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중국 유니콘 기업은 알리바바(전자상거래), 텐센트(게임), 바이두(검색엔진), 징둥(이커머스), 메이투안(전자상거래) 등 과거 유니콘 기업이었다가 대기업 반열에 올라선 곳과 투자 유치 등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유니콘 기업들이 성장한 이후에는 다른 신생기업을 후원하는 등 유니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의미죠.
정태웅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redael@hankyung.com
② 국내에서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③ 오랜 기간 적자에 시달리다 ‘폭망’하는 스타트업도 많은데, 나라면 유니콘 기업을 키우기 위해 창업에 나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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