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보고해" 폭언 일삼은 상사…직장내 괴롭힘 신고하자 후배 폭행까지

입력 2021-03-26 11:12   수정 2021-03-26 11:14


직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30대 후배에게 폭언을 하고,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당하자 보복 폭행까지 한 50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최선재 판사는 지난 22일 재판에서 폭행 및 상해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50)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사회복지사인 김씨는 2019년 8~11월까지 함께 일하는 여자 후배 A씨(33)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고 상해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A씨에게 "화장실 청소하는 것 좋아하고 커피 타는 거 좋아하는데 스타벅스나 가야지, 안 그래? 카페 가서 화장실 청소하고 커피 타면 되겠네", "월요일마다 연애 보고 해, 일요일에 교회가서 연애했어? 늙으면 못 봐준다, 빨리 결혼해라, 지금은 그나마 봐줘도 금방 훅 간다", "애매하게 착한 척 하다 종친다, 좋아보이지도 않는다, 애매하게 착한 척하고 살지마라"는 등 폭언을 일삼았다.

김씨의 인격을 무시하는 폭언을 지속해 A씨는 6개월 이상 치료를 요하는 주요우울장애를 앓게 됐다.

김씨는 또 별다른 이유 없이 A씨를 위협하는 듯이 책상 위로 두께 약 8~9cm의 범죄조회동의서를 1회 세게 내리치며 폭행했다. 서류 정리 중인 A씨를 향해 무선전화기를 던져 왼쪽 손등에 맞게 했고,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로 자신을 신고해 분리조치 됐다는 이유로 손에 들고 있던 무선전화기를 A씨 머리 위로 수차례 휘두르며 폭행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폭언으로 피해자는 정신 장애로 입원 치료까지 받는 중한 결과가 초래됐다"며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문제를 제기한 이후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책망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도 오래전부터 우울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아, 피해자에게 조언하는 과정에서 미숙함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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