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집 찾아 인천으로"…한 달 만에 1억5000만원 '급등'

입력 2021-03-27 07:53   수정 2021-03-27 08:08

"최근 아파트를 사겠다는 문의가 너무 많이 와요. 주말에도 집을 보러 오겠다는 사람들이 10여명은 됩니다."(인천 송도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수도권의 부동산 광풍 분위기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인천이 최근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매맷값은 물론이고 전세가까지 동반상승하고 있다. 그동안 인근 수도권의 집값이 크게 오를 동안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던데다, 교통 호재가 예정돼서다.
3주 연속 상승폭 커져
27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 0.82% 오르며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3주 연속 상승폭을 키우는 중이다. 3월 첫째주 0.63%을 기록한 이후 0.74%, 0.82% 등으로 상승세를 더했다. 지난주 서울과 경기가 각각 0.24%와 0.60%를 기록하며 전주(각각 0.28%, 0.64%)보다 상승폭을 줄인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한달 사이에 실거래가가 1억5000만원 이상 상승한 단지까지 나왔다. 부평구 삼산동의 삼산타운6단지(전용 84m²)는 지난 1월 6억4500만원(7층)에 실거래 신고가 됐지만 지난달엔 8억원(15층)에 거래됐다. 부평과 더불어 인천시청 인근 아파트들 역시 올 초를 기점으로 1억원 넘게 올랐다.

연수구 송도국제신도시에서는 중형 면적 아파트가 10억원에 거래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 1월 11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면적 기준 송도 최고가다. 인근 ‘송도 더샵 마스터뷰’(23-1블록)도 같은 달 1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올해 들어 송도에서 전용 84㎡ 기준 10억원을 넘긴 거래만 12건이다.
호가 2억원 올라도…거래 ‘쑥’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거래는 급격히 늘어나는 분위기다. 한때 미분양으로 허덕였던 검단신도시 ‘유승한내들에듀파크’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 대비 2억원을 훌쩍 넘는 웃돈이 붙었지만 그래도 수요자가 적지 않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12월)부터 지난달까지 인천지역 주택 거래량은 총 2만3938건으로, 일평균 265.9건이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직전 석 달(지난해 9~11월) 일평균 거래량(166.9건)에 비해 59.3% 증가한 것이다.


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내 집 마련 수요가 인천으로 밀려나면서다. 지난해 비규제지역 바람을 타고 경기도 서부지역에서 김포, 파주, 고양 등의 집값이 크게 올랐다. 이에 전세난에 지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서울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올랐다고 여겨지는 인천지역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지역에서 '패닉바잉'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거주자가 인천 아파트를 매입한 건수는 1만1833건으로 2019년 7992건보다 48% 늘었다.

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제2경인선, 제3연륙교, 월판선 등 각종 교통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도 있다. 인천은 GTX B와 D노선에 속해 장기적으로 교통여건이 개선될 예정이다. GTX-B는 인천 송도에서 출발해 여의도, 서울역, 청량리 등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GTX-D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경기도(검단~하남 제안)와 인천(인천공항~부천 및 김포~부천 제안)에서 제안한 노선 모두 인천이 포함돼 있다.

연수구 I공인 관계자는 “인천은 아직 수도권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덜 올랐다는 인식이 크다"며 "이 곳에 집을 매수하러 오는 사람들이 GTX 노선 호재에 대해 많이 묻는다"고 말했다. 근처 Y공인 관계자도 ”최근 LH 땅투기 사태가 불거지면서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매수자들이 급격히 늘었다“며 ”주로 젊은 부부들이 중저가 아파트를 사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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