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는 키워야" 갈등 와중에도 호주산 밀 수입 늘리는 중국 [강현우의 트렌딩 차이나]

입력 2021-03-27 08:00   수정 2021-04-16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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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코로나19 등 문제로 호주와 갈등을 겪으면서 호주산 와인과 석탄 등의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중국이 호주산 곡물 수입은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 사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해관총서(세관)에 따르면 올 1~2월 중국의 호주산 곡물 수입은 2억8700만달러어치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7.7%나 뛰었다. 호주산 밀 수입은 그 중에서도 479%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의 대(對) 호주 수입액은 205억달러로 8.2% 증가했다.

중국 상무부는 호주산 곡물 수입이 늘어난 이유로 자국 내 돼지 사료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9년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행하면서 돼지를 대거 살처분했고, 최근 돼지 사육을 다시 늘리는 추세다.

밀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와 흑해 지역 국가들이 가뭄을 겪고 있는데다 러시아가 자국 식량난으로 수출을 제한한 것도 중국이 호주산 곡물 수입을 늘리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코로나19와 아프리카·아시아를 휩쓴 메뚜기떼, 동남아시아 지역의 가뭄 등이 겹치면서 각국이 식량 안보 전략에 돌입한 것도 배경으로 제시된다.

이런 원인들에 상대적으로 영햐을 덜 받은 호주의 곡물 수출액은 지난달 9억9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 호주의 대(對) 중국 밀 수출은 1억8900만달러어치로 단일 국가 대상 최고를 달성하기도 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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