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진입만 1시간, 카페 대기번호 672번.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에 개장한 더현대서울이 ‘핫플레이스’에 등극하면서 타임, 마인, SJSJ 등의 패션브랜드를 보유한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자회사 한섬 주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더현대서울 개장 한 달만인 이날 한섬은 52주 신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코로나19로 작년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줄었지만 올해는 백화점, 아울렛 등 오프라인 채널에서 소비심리 회복이 관찰되고 있고 온라인 매출 비중이 점차 상승하는 것도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증시가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장세로 접어들면서 한섬의 올해 실적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섬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5.1%, 4.1% 감소했지만 올해는 매출 1조2882억원(7.7% 증가), 영업이익 1168억원(14.4% 증가)을 낼 전망이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3%, 9.7%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의류브랜드가 펼치고 있는 D2C(Direct to Consumer·소비자 직거래)전략도 잘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D2C란 자사몰이나 전용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물건을 판매해 중간유통자를 없애는 방식이다. 차세대 주 소비층인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가 유통업체를 통해 상품을 구입하는 대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해당 브랜드의 홈페이지에 직접 방문해 상품을 구매하자, 글로벌 의류기업들도 D2C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직접판매 비중이 높을수록 소비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장점도 따른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굳이 아마존이나 쿠팡과 같은 유통사에 입점하지 않더라도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며 “해외에서는 나이키가, 국내에서는 한섬이 온라인채널 비중을 높이면서 잘 대응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로 작년 한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한 와중에 영업이익률은 2019년 8.46%에서 작년 8.53%로 상승했다. 온라인채널이 3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낸 덕분이다. 한섬의 온라인채널은 매출의 18%를 차지하지만 영업이익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여의도 현대백화점 출점, 하반기 화장품 사업 진출로 그동안 정체됐던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화장품 사업에 초기 비용이 들 수는 있겠지만 수익성 높은 온라인 채널과 부진했던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 회복으로 수익성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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