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커지는 백신 차질 우려…낙관적 성장 전망에 취할 때 아니다

입력 2021-03-26 17:47   수정 2021-03-27 00:07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올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3%) 한국개발연구원(KDI·3.1%) 한국은행(3.0%) 등 국내외 기관 중 가장 낙관적이다. 지난 1월 내놓은 전망치를 불과 두 달 만에 0.5%포인트 상향한 것이라 향후 경기회복이 가속될 것이란 기대감을 키워준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누적되는 터에 반가운 소식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도 분명하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상당한 데다, 올해 세계 성장률이 평균 5%대로 예상되는 점에서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 전망 상향의 이유도 신중히 봐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확장적 재정·통화·금융정책 대응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또 자화자찬을 앞세웠다. 반면 IMF는 “주요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투자 증가와 추경안을 반영했다”며 기술적 상향 조정에 방점을 뒀다. IMF가 재정 확대를 권고하면서 ‘피해계층에 대한 선별지원 확대’를 강조한 점도 정치권의 ‘무차별 지원’ 요구에 번번이 꼬리를 내린 기재부가 새겨야 할 대목이다.

해외 시각이 모두 긍정적인 것도 아니다. 특히 백신 접종 지연에 따른 우려가 심상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신 접종이 느린 아시아권이 경제적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한국을 그런 대표 사례로 꼽았다. “지난해는 민간소비가 6.5%나 줄어 미국보다 훨씬 부진했다”며 접종 지연 시 내수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지적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저금리가 계속 이어지기 힘들다’며 돈풀기 정책의 위험성도 에둘러 경고했다.

백신 행정이 난맥을 보이면서 ‘11월 집단면역 완성’이라는 정부 목표 달성도 불투명하다. 상반기 접종자가 당초 계획에 크게 미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세계 백신의 60%가량을 생산하는 인도가 일시 수출 중단조치를 취해 물량 확보도 비상이다. 얀센 백신 제조사는 예정된 공급량의 감축을 통보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어 치료제의 중요성도 커졌지만, 곧 나온다던 ‘K치료제’는 지지부진이다. 듣기 좋은 말에 솔깃하겠지만 백신 접종이 지연되면 세계 경제가 ‘V자 반등’할 때 나홀로 뒷걸음질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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