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26일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의 정계 진출 전망을 묻는 질문에 “별다른 초이스(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에 뛰어들 것이란 의미다. 김 위원장은 “5월 중순쯤 어떤 형태로든 본인의 의사 표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별의 순간’을 포착했으니 이제 준비하면 진짜 별을 따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성공 여부에 대해선 “저런 사람이 하나 나타나면 파리가 많이 모이게 돼 있다”며 “파리 중에서 치울 건 치우고 받을 건 받으면서 얼마나 능숙하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을 도울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엔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 도와주고, 안 도와주고 그런 얘기는 할 수 없다”면서도 “한번 보자고 하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윤 전 총장을 주축으로 하는 야권 재편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보궐선거 단일화 국면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김 위원장이 대선 국면에서 또다시 킹메이커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이 사람(윤 전 총장) 얘기를 보면 단순히 검사 일만 한 사람이 아니다”며 “대단히 정무 감각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법시험을 아홉 번이나 보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많이 겪고 책도 많이 읽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당 밖에서 윤 전 총장의 새로운 세력 형성을 도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미 보궐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올 것이란 계획을 여러 차례 밝힌 상태다. 그는 이날도 당을 떠나겠다고 거듭 공언하면서 “정계개편을 밖에서 구경하는 게 재미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을 비롯해 대선주자의 ‘러브콜’을 받는다면 어떤 형태로든 역할론을 받아들일 여지는 충분히 남아 있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김 위원장이 뒤로 물러나 있다가 대선 직전에 등판할 수 있다”며 “윤 전 총장도 김 위원장처럼 몇 달 정도는 밖에서 관망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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