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과 내수 등 경제 전반에서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가 되살아나면서 대외 비중이 큰 우리 경제도 회복세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다만 고용 등 일부 경기 후행지표는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코로나19 백신 보급 속도가 상대적으로 처지면서 올해 반등 폭이 외국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수출 호조는 반도체와 승용차가 주도하고 있다. 조업일수를 고려하지 않은 통계에서 이달 1~20일 반도체 수출은 13.6% 증가했다. 승용차는 13.0% 늘었다. 수출 증가세는 올해 내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조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영향이다. 미국의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은 4.3%를 기록해 예상치보다 0.2%포인트 높았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는 68만4000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60만 명대로 떨어졌다. 4~5월께 전 국민 백신 접종이 마무리되면 경제 회복 속도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6%로 보고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은 6.5%, 일부 투자은행은 7%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온라인 매출은 5.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14.3% 증가했다. 이달 소비심리지수가 100을 넘어서면서 국내 소비자의 ‘보복소비’ 성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발표한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을 1.2%로 예상했다. 작년 10월 전망치 0.9%에 비해 0.3%포인트 상향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작년 하반기 이후 국제곡물가 상승으로 즉석밥 등 가공식품값이 올랐다”며 “시장모니터링을 통해 서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품목의 가격 인상 요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용시장에는 아직 찬바람이 불고 있다. 고용은 경기 후행지표이기 때문에 경제 회복의 온기가 아직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36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7만3000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초창기인 지난해 3월 이후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다만 감소폭은 전월 대비 축소됐다. 사상 최악의 고용 참사가 발생한 지난 1월에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98만 명 감소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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