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왕'으로 불리던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27일 영면에 들기 전 마지막 메시지는 '품질 제일'이었다. 자본금 500만원으로 농심을 창업해 매출 2조6000억원의 K푸드를 대표하는 회사로 키워낸 신 회장은 임직원에게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농심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28일 농심에 따르면 신 회장은 몇 달 전 마지막 출근 당시 임직원에게 "거짓 없는 최고의 품질로 세계 속의 농심을 키워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신 회장은 그동안 품질제일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조해왔다. 마지막 업무지시로 50여 년간 강조한 품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짚은 신 회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전략을 가지고 세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평소 '스스로 서야 멀리 갈 수 있다'는 철학으로 1965년 농심 창립 초기부터 연구소를 설립, 기술개발과 품질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스스로를 '라면쟁이', '스낵쟁이'라 부르며 직원들에게도 장인정신을 주문하곤 했다.
신 회장은 또한 회사와 제품에 자부심을 갖고 세계시장으로 뻗어 나아가 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며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미국 제2공장과 중국 칭다오 신공장 설립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해 가동을 시작하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심은 신 회장의 이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국내 식품회사 중 가장 먼저 해외에 진출하며 수출에 투자해왔다. 특히 신 회장의 역작인 '신라면'은 현재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며 K라면 열풍을 주도했다. 농심은 지난해 라면 매출이 2조원(2조868억원)을 돌파했고 특히 신라면의 수출액이 4400억원에 달했다.
농심 관계자는 "신 회장은 최근까지도 신제품 출시 등 주요 경영 사안을 꼼꼼히 챙길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이 컸다"며 "마지막까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당부를 남겼다"고 전했다.
또한 가족들에게 신 회장은 "가족 간에 우애하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신 회장은 별세 전 오랫동안 치료를 담당한 서울대병원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1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27일 오전 3시38분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농심은 창업주인 고인을 기리기 위해 4일간 농심그룹 회사장으로 장례를 치른다.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5시다. 장지는 경남 밀양 선영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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