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잘되는 공대가자"…여학생 비중 처음 20% 넘었다

입력 2021-03-29 11:36   수정 2021-03-29 11:43

전국 4년제 대학에서 여자 공대생 비율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취업난 여파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높은 공학계열 인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섬유공학, 조경학, 화학공학, 건축학 전공 분야에선 여학생 비중이 30%이상이나 자동차공학, 기계, 항공, 전기공학 등에선 여전히 10명 중 1명 미만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종로학원하늘교육이 교육통계서비스에 나온 1980~2020년 공학계열 재적 학생 수 등을 분석한 결과 여학생 비율이 2020년 20.1%를 나타냈다. 1980년 1303명(1.2%)에 불과했던 공학계열 여학생(재적학생 기준)이 작년 11만5352명으로 처음 20%를 넘어선 것이다. 2015년 이후 공학계열에 입학한 여학생 비율이 23~25% 정도로 늘었기 때문이다. 공학계열 입학생 중 여학생 비중은 △2015년 23.8% △2016년 24.4% △2017년 25.0% △2018년 25.3% △2019년 24.6% △2020년 24.4% 등으로 집계됐다.

공학계열에서 여학생 비중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1995년 이후부터다. 여성 엔지니어의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여대에서도 공대가 신설되기 시작했다. 이화여대가 1996년 처음 공대를 신설했고, 이어 2015년 숙명여대도 공대를 만들었다. 이에 따라 1997년 공학계열 여학생 비율이 10%를 넘어섰고, 이후 △2015년 9만7138명(16.7%) △2017년 10만4692명(18.3%), △2018년 10만9875명(19.1%) △2019년 11만3431명(19.7%)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공학계열 중 여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전공은 섬유공학으로 37.4%에 이른다. 이어 조경학 (36.3%), 화학공학(36.2%) 건축학(34.6%) 광학공학(31.1%) 도시공학(30.1%) 순이다. 반면 자동차공학(5.2%) 기계공학(8.3%) 항공학(9.5%) 전기공학(9.9%) 등은 여학생 비중이 10%미만으로 나타났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공학계열 중에서도 여학생들은 비장치 산업쪽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10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만 놓고 보면 한국외대(27.8%), 경희대(23.6%), 한양대(22.0%) 등은 전국 평균(20.1%)보다 공학계열 여학생 비중이 높았고, 고려대(19.8%), 연세대(18.0%), 서울대 (13.0%)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여대 중에선 이화여대가 공학계열 여학생이 2212명(11.5%)으로 가장 많고, 이어 숙명여대 (1714명,14.2%), 성신여대(1169명, 10.9%) 순이다. 오 이사는 "대학 졸업자 중 인문계열과 예체능계열의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여학생들도 취업률이 높은 공학계열, 사회계열 입학을 선호한다"며 "특히 여학생들은 감성, 소통능력, 섬세함’ 등의 측면에서 남학생보다 앞서 취업률이 다른 계열 대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대학 졸업자의 계열별 취업률을 보면 의약계열(84.4%)이 가장 높고, 공학계열 (67.0%)이 뒤를 이었다. 평균 취업률은 63.3%로 인문계열(55.6%), 교육계열(47.3%) 등은 평균을 밑도는 수준이다.

한편 전체 계열별(인문, 사회, 교육, 자연, 공학, 의약, 예체능, 재적생 기준)로 여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의약계열(59.8%)이며, 교육계열(59.7%), 인문계열(57.8%)도 남학생보다는 여학생 비중이 더 많다. 반면 공학계열은 처음 20%를 넘어서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학생 비중이 가장 낮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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