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파운드리 "기업들 전력반도체 고민 풀어줄 해결사 될 것"

입력 2021-03-29 17:08   수정 2021-04-06 18:36


파운드리는 반도체 수탁생산 전문 기업을 일컫는다.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팹리스 등으로부터 의뢰받아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기업이다.

최근 코로나와 5세대(5G) 이동통신 및 전기차 확산 등이 맞물린 영향으로 ‘주문 폭주·100% 완전 가동’이라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파운드리가 있다. 매그나칩반도체로부터 사업부를 인수해 지난해 9월 1일 출범한 키파운드리가 주인공이다. 이태종 키파운드리 대표(사진)는 29일 “주문이 폭주해 이미 내년 6월까지 생산 계획이 꽉 찼다”며 “반도체업계에 30여 년 종사하면서 처음 보는 사이클이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뜻밖에 호재”
키파운드리 측은 코로나19가 예상외로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는 촉매제가 됐다고 설명한다. 이 대표는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모두 반도체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황은 정반대로 흘러갔다”며 “온도 측정 센서 물량이 크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재택근무 영향으로 노트북, TV 등 디스플레이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반도체 수요가 늘었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리업계 호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이 대표는 내다봤다. 체온계 등은 일회성일 수 있지만 5G 이동통신 및 전기차 시장 확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등은 이제 막 본격화하는 전 세계적인 산업의 큰 흐름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10년에 하나씩 올까 말까 한 5G, 전기차 등 여러 재료가 반년 새 동시다발적으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수요가 늘어난 반도체가 8인치(200㎜) 웨이퍼로 생산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것도 반도체 병목 현상을 부른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대표는 “TV 등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드라이버 구동칩과 각종 전자기기에 적용되는 전력반도체 상당수를 8인치 웨이퍼로 생산한다”며 “반도체 종류가 다양한데 수지 타산 등을 비롯해 8인치로 생산할 때 궁합이 가장 잘 맞는 제품의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생산능력 10% 이상 확대
키파운드리는 수요가 폭발한 반도체 중에서도 전력반도체에 특화된 곳으로 팹리스 사이에 정평이 나 있다. 전력반도체는 사람 심장에 비유된다. 심장이 우리 몸에 피를 공급하듯 전자기기 각 부분에 필요한 전력을 정확하면서도 효율적으로 공급하도록 관리하는 기능을 한다. 이 대표는 “사람 심장이 하나인 것과 달리 PMIC는 저사양 스마트폰엔 3~4개, 고성능 스마트폰엔 10여 개 등 전자기기 성능이 올라갈수록 개수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렇게 늘어나는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증설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오는 7월이면 생산 능력이 기존 월 8만2000장 대비 10% 이상 늘어난다. 이 대표는 “PMIC 등 다품종 소량체제인 아날로그반도체는 미세화 공정보다 설계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며 “제품과 산업을 불문하고 기업의 PMIC 고민을 풀어주는 해결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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