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부동산 투기근절 및 재발방지대책’(3·29대책)은 지금까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토지 부문의 규제를 대거 담은 것이 특징이다. 토지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대출을 제한하는 등 기대이익을 줄여 투기심리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주목받은 토지 보상과 관련된 혜택을 줄이고, 기준도 강화했다.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된 만큼 이에 대한 감시와 처벌, 환수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했다.
또 이주자택지 공급 대상을 ‘고시일 이전 거주자’에서 ‘고시일 1년 이전 거주자’로 강화하기로 했다. 대토보상 공급 대상자를 선정할 때도 토지 보유기간에 따라 우선순위를 차등 적용할 방침이다. LH 등 부동산 업무 관련 종사자는 대토보상에서 제외된다. 다음달부터 신규 공공택지를 발표할 때는 투기가 의심되는 토지를 선별해 투기의혹을 정밀 조사한다. 이상거래 확인 시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단기 보유 토지에 대한 세금 규제가 강화된다. 1년 미만 토지를 거래할 때 양도소득세율이 기존 50%에서 70%로 20%포인트 오른다. 정부는 이를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전 금융권의 가계 비주택담보대출에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도 새로 적용된다. 일정 규모 이상(1000㎡ 이상 혹은 5억원 이상)의 토지를 취득하면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처벌도 강화한다. 투기 비리 공직자는 전원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기로 했다. 투기세력이 취득한 범죄수익은 몰수·추징 보전을 통해 전액 환수한다. 부당이득은 최대 다섯 배로 환수하고 형량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수사 인력도 대폭 강화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규모를 두 배로 확대해 1500명 이상으로 편성한다. 43개 검찰청에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500명 이상의 검사, 수사관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부동산 부패 관련 송치 사건 및 검찰 자체 첩보로 수집된 6대 중대범죄는 검찰이 직접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차명 거래 색출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현재 최대 1000만원 수준인 부동산 교란행위 신고 포상을 최대 1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자진신고 처벌 완화(리니언시)를 확대하고 자진신고 시 부당이득액에 대해선 가중처벌(3~5배)하지 않을 계획이다.
최진석/서민준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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