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주거안정 대책을 놓고 각기 다른 대책을 내놨다.
30일 저녁 KBS 주관으로 열린 두 번째 서울시장 보궐선거 TV토론회에서 박영선 후보는 "서울시민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은 집이 없는 무주택자"라며 "무주택자에게 평당 1000만원의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박영선 후보는 "강북지역의 30년이 넘는 영구 임대주택단지에 있는 노후단지 34개에서 재건축을 시작해 7만6000호를 공급하겠다"면서 "물재생센터, 버스차고지 등 시유지에 12만4000호, 정부가 8·4대책에서 밝힌 10만호, 그렇게 총 30만호를 5년 안에 공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20~30대에게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평당 1000만원씩에 공급할 경우 20평이면 2억원이다"라며 "이게 부담되면 집값의 10%를 내고 산 뒤 매년 적립형으로 해가는 방식으로도 공급할 생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2인가구 여성안심주거 16만5000호를 공급하고 청년주택 2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후보는 "민간주도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 18만5000호를 공급하겠다"며 "일주일 안에 시동을 걸고 1년 내에 성과를 낼 단지를 찾아봤다. 빨리 시동을 걸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는 준비한 자료를 내보이며 "안전진단이 보류된 목동과 상계동 아파트 (주민들이) 힘들어한다"며 "압구정·여의도 아파트도 (재건축이) 지연되고 있다. 단지별 도시계획위원회에 계류된 게 2만4800호로, 대치 은마·미도·우성4차·잠실5단지·자양한양·방배15·여의도 시범·여의도 공작·신반포 7차·사당5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후보는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2배로 늘려 7만 가구를 공급하고 청년 월세 지원은 5000가구에서 5만 가구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공급 쪽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핵심은 부동산 가격을 잡는 것"이라며 "특권층이 정보를 사고파는 행위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 외국인들이 막대한 자금으로 땅을 구매하는 것을 규제해도 어느 정도 가격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박영선 후보는 내곡동 지도를 들고 나와 "보면 볼수록 정말 이상하다"면서 오세훈 후보를 저격했다. 오세훈 후보 처가 땅이 있는 지역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의 사유지가 모두 근처에 있다는 것이 박영선 후보의 설명이다.
박영선 후보는 "MB 패밀리와 황태자의 땅이 붙어있는 지역의 그린벨트가 해제됐다"며 "송파 그린벨트 해제는 반대하고 갑자기 이쪽으로 바뀐 건 들여다볼수록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세훈 후보는 "그린벨트 해제는 시장이 되기 전인 노무현 정부 때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국토부에 제안해 시작됐다"며 "제안 서류 역시 제가 갖고 있다"고 자료를 들어 설명했다.
박영선 후보는 또 "그린벨트 해제는 당시 현직 시장이었던 오세훈 후보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문제"라며 "다른 곳은 70% 정도 보상하는데 이곳은 현금 90% 보상을 받고 택지까지 분양했다"고 공격했다.
오세훈 후보는 "상속받은 땅이고, 시장이 관여한 바 없이 시가의 약 85%의 보상을 받고 국가에 강제 수용됐다는 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반박했다.
끝으로 박영선 후보가 "노무현 정부 때 내곡동 그린벨트 해제는 환경부 반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이후 이명박 정부 들어 서울시 주도로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오세훈 후보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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