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계약서까지 공개한 박영선 "도쿄 아파트는 MB 탄압 증거"

입력 2021-03-30 23:57   수정 2021-03-30 23:59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두 번째 TV 토론에서 논란이 된 도쿄 아파트 매매 계약서를 공개했다.

30일 오후 10시부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후보자 초청 토론회'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외에도 민생당 이수봉 후보까지 참여해 '3자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보상특혜 의혹' 질의가 쏟아지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박영선 후보의 도쿄 아파트 소유 사실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이미 도쿄 아파트는 팔기로 하고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며 계약서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박영선 후보는 "도쿄 아파트는 이명박 정부 탄압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앞서 박영선 후보는 도쿄에 아파트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탄압에 의해서 남편이 한국에 있을 수 없어 도쿄로 건너가면서 어쩔 수 없이 구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오세훈 후보는 토론에서 박영선 후보를 향해 "입만 열면 내곡동"이라며 "저는 흑색선전을 하지 않겠다. 일각에선 '도쿄 영선' '황후 진료' 의혹도 제기하는데 저는 언급하지 않겠다. 다음에 또 토론을 할 텐데 그때는 상호 정책 토론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도쿄 영선'은 박영선 후보가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것을 비꼬는 표현이다.

반면 박영선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보상특혜 의혹'을 집중제기했다.

박 후보는 기조연설에서부터 "내곡동 땅 문제, 이것은 오 후보의 공직자로서의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라며 "자고나면 거짓말인데, 거짓을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는 없다"고 했다.

박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는 "오 후보가 현직 시장으로서 그린벨트 풀리는 것을 몰랐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이 그린벨트를 풀 때 시장으로서 내 땅이 거기 있다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후보는 "당시 보금자리주택 지구 지정제안서를 보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직인이 찍혀 있다"며 "그린벨트를 푸는 문제는 청와대까지 보고되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은 공직자로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며 "거짓말하는 후보를 시장으로 뽑았을 때 우리는 미래 세대에 무엇을 가르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는 "이미 제가 시장이 되기 전 노무현 정부 때 정해진 것"이라며 "(서울시가 공문을 보낸 것은) 형식적으로 절차를 밟은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박영선 후보는 "하필 당시 그린벨트가 해제된 내곡동 지역에 이명박(전 대통령), 이상득(전 의원. 이명박 형) 땅도 있다"고 지적했고, 오 후보는 "아주 지독한 모함"이라고 했다.

오 후보가 "선거가 끝나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하자 박 후보는 "협박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내곡동 보상특혜 의혹'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 8월 서울시가 국토해양부에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국토해양부는 관계기관 검토를 거쳐 2009년 10월 오 후보의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4443㎡(약 1344평)의 땅이 대거 포함돼 있는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했다.

그러나 오 후보 측은 서울시장으로 취임하기 전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3월 이미 해당 지역이 국민임대주택단지로 지정됐다는 입장이다. 서울시장 재임 당시인 2009년 4월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편입된 것이고, 서울시가 공문을 보낸 것은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다는 것이 오 후보 측의 설명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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