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연 5000%'…89명 자살로 몰아넣은 조폭 [강현우의 트렌딩 차이나]

입력 2021-03-30 11:28   수정 2021-04-15 10:31


중국에서 연 5000%에 달하는 고리(高利) 사채로 89명을 자살로 몰아넣은 조직폭력배들이 적발돼 중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이 30일 보도했다.

중국 북서부 간쑤성의 성도 란저우에서 활동하는 조폭 왕타오와 그 일당은 2018년 불법적인 사채업을 시작했다. 그들은 20여개 유령회사를 세우고, 이페이(YeePay)라는 업체와 함께 대출 앱 21개를 출시했다.

조폭들은 이 앱들을 언뜻 보기에 요리, 그림, 날씨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꾸몄다. 그리고 이 앱을 통해 소비자 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했다. 신용 상태를 파악해 맞춤형 공략에 나선 것이다.

그들은 이 앱을 통해 대출을 광고했다. 연 금리가 1300%에서 5215%에 달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잘 안보이게 하기 위해 그들은 담보가 필요없으며, 일정 기간 이자도 받지 않겠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실제로 대출을 할 때 그들은 원금의 최대 50%를 선이자로 뗐다. 또 만기를 연장하려면 원금의 20~50%를 더 내도록 했다.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그들이 운영하는 다른 앱을 소개해 '돌려막기'를 유도했다. 채무자들은 점점 더 빚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었다.

빚을 추심하는 과정에서 일당은 채무자 본인은 물론 가족과 친구들까지 협박했다. 포토샵으로 편집한 나체 사진들을 유포하는 악랄한 수법도 동원했다.

조폭들은 이런 수법으로 39만명에게 총 63억위안의 불법 대출을 자행했고 28억위안(약 4800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 폭력적 추심 과정에서 8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란저우 경찰은 2019년 253명의 조직원을 체포하고 1317개의 불법 대출 앱과 웹사이트를 폐쇄했다. 법원은 2020년 9월 주범 왕타오에 무기징역, 종범 5명에게 20년형을 선고했다. 이런 사실은 최근 법원 판결문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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