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아주 화가 났다" 부동산 투기에 뿔난 민심 대처법

입력 2021-03-30 11:26   수정 2021-03-30 11:33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 있다고 장담하고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11월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정책에 자신감을 표하며 한 말이다.

그로부터 약 1년 반이 지난 뒤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께서 아주 화가 났다"고 발언해 주목을 끈다.

무엇이 문재인 대통령을 그렇게 화나게 했을까.

노영민 전 실장은 3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부동산 투기 문제 등과 관련해 '천명한다', '야단맞을 것은 야단맞으면서', '근본적 청산' 등과 같은 표현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사실 대통령께서 잘 쓰시지 않는 표현으로 아주 화가 났을 때 사용하는 표현이 들어갔다"고 전했다.

노영민 전 실장은 "부동산 적폐청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여러 분야에서 적폐청산을 해왔지만 부동산 분야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노영민 전 실장은 "이번에 정말 ‘정부가 명운을 걸고 불법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지시’를 내린 것"이라며 "정권 명운을 걸고 실천적으로 반드시 이것을 완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 임기는 1년 남았다는 우려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 정도 강력한 지시를 내린 뒤에는 후속조치와 결과를 꼼꼼하게 챙긴다"며 "부동산 투기를 하면 이제는 이득은커녕 큰 불이익을 받게 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세상이 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공직자 전원 재산등록 추진에 대해 하위 공무원들이 반발한다는 보도에는 "언론이 정책에 흠집을 내려고 만든 기사"라고 일축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드러난 공직자들의 투기행위를 넘어 더 근본적인 문제까지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정부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길로 가기 위한 첫 단추만큼은 제대로 채워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야단 맞을 것은 맞으면서, 국민의 분노를 부동산 부패의 근본적인 청산을 위한 동력으로 삼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사범 색출을 위해 검사·수사관 등 검찰인력 500명을 포함해 수사인력을 2000명 이상으로 늘리고, 부동산 부패 분야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도 하기로 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최악으로 치닫는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차원이지만 전원 구속수사, 법정최고형 등은 과도하게 징벌 중심의 대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국적으로 부동산 투기사범을 철저히 색출하겠다"며 "투기비리 공직자는 전원 구속수사 원칙에 법정최고형을 구형하고, 범죄수익은 몰수·추징 보전을 통해 전액 환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LH 직원들이 투기를 통해 얻은 부당이익을 소급 몰수하는 방안의 위헌 소지 지적에 "소급입법이 가능한지, 위헌 여부에 대한 지적이 있지만 현재 부패방지권익위법에 의하면 범죄에 관련되는 재물과 이득에 대해서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당정은 부동산 개발정보를 사적으로 이용해 땅 투기를 한 공직자가 얻은 이익을 몰수·추징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23일 국회에선 위헌 가능성이 커 3기 신도시 사전 투기 직원들에게 소급적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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