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000선에서 횡보하면서 배당주에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증권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배당주 매력이 떨어지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하지만 하나금융투자는 지금처럼 장기물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는 배당주 흐름이 양호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30일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오전 11시 30분 기준 0.52% 오른 2608.34에 거래중이다. 올 들어서 15% 가까이 올랐다. 3월 들어 장이 횡보하는 가운데서도 10% 넘게 오르며 시장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금리가 급등하는 시기에는 배당매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배당주 주가가 약해진다는 기존 통설과 맞지 않는 흐름이었다.
이유는 금리 급등이 그동안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부여받았던 성장주에 악재가 됐기 때문이다. 배당주는 오히려 변동성이 커지는 장에서 '기댈 언덕'으로 투자자들에게 인식됐다.
장기물 금리가 여전히 배당수익률보다 높다는 점도 배당주 매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00%로 코스피 배당수익률(1.98%)보다 높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장주발 변동성 장세에서 배당주의 매력이 오히려 높아진 것"이라며 "실제로 배당주는 변동성 상승 국면이었던 2015년, 2016년, 2018년, 2021년에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통상 배당주는 결산 배당을 위해 연말이 가까워질 때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다. 9~10월을 놓고 '배당의 계절'이라 부르는 까닭이다. 하지만 외국인과 연기금은 4월에 주목한다. 전년도 배당금을 받고 재투자가 이뤄지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코스피의 4월 평균 수익률은 3.1%였지만 코스피 200 고배당지수는 4.7%로 더 높았다.
국내 상장사들의 이익 증가 추세도 배당주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코스피의 올해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보다 62.2% 늘어난 137조원이다. 이재선 연구원은 "배당을 좌우하는 잉여현금흐름(FCF)은 가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를 제외하더라도 개선하는 추세"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대세가 되면서 배당 확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요구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배당 매력이 큰 배당주 18개를 추천했다. SK텔레콤, 하나금융지주, KT&G, 삼성화재, KT, 삼성카드, 제일기획, 한전KPS, 휴켐스,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한온시스템, 코웨이, 쌍용양회, KPX케미칼, 에코마케팅, 청담러닝 등이다.
이들 종목은 과거 3년 배당수익률이 코스피 10년 평균 배당수익률인 1.53%보다 높고, 배당성향이 20% 이상이다. 동시에 올해와 내년도 현금 배당액과 순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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