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 혁신’으로 팬덤까지 형성한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이번엔 우주를 테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한다. 아크인베스트는 29일(현지시간) ‘아크 우주 탐사&혁신 ETF(ARKX)’에 편입할 종목을 공개했다. 성장주 투자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아크가 발굴한 기업에서 새로운 투자 힌트를 얻으려는 이들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우주 탐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혁신기업보다 전통적인 산업재 기업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는 중장기적 성장성은 기대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론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리디움(IRDM)은 예상대로 편입종목 리스트에 올랐다. 저궤도 위성으로 데이터 통신을 제공하는 업체로, ARKX가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월 이후 한 달 새 주가가 25% 급등하기도 했다.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사진)의 움직임을 관찰한 투자자에게 익숙한 종목도 있다. ARKX에서 가장 큰 비중 차지하고 있는 트림블(TRMB)은 우드의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under the radar)’ 종목 중 하나다. 건설, 농업, 유틸리티 분야에서 사람 대신 로봇이 측량하고 데이터를 관리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아크 자동화 기술·로보틱스 ETF(ARKQ)’에도 편입돼 있다. 설립된 지 40년 넘은 중견기업임에도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진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부터 아크가 매수를 시작하면서 ‘우드 픽’으로 시장의 조명을 받았다.
아크가 2016년 출시한 ‘아크3D프린팅 ETF(PRNT)’는 편입 비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크는 자신들이 출시하는 다른 ETF에도 PRNT를 자주 편입한다”며 “우주 혁신이든 생산 자동화든, 다양한 분야의 혁신에 언제나 3차원(3D)프린팅이 영향을 미치리라는 생각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표적 항공 방위기업인 보잉, 록히드마틴, 탈레스 등도 포함돼 있다. 시장에서 일찍부터 편입을 예상했던 종목인 동시에 최근 경기회복의 수혜를 받고 있다.
기술별로 볼 때 포트폴리오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도 항공우주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직접적으로 우주에 나가는 로켓이나 위성을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농업과 인터넷,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건설 등 ‘항공우주 수혜’ 기업이 포트폴리오의 40%를 차지한다. 김종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만 “향후 스팩 상장으로 우주 관련 기업이 시장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 포트폴리오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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