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생산되는 원유인 머반(Murban)의 선물거래가 29일(현지시간) 시작됐다. 머반 선물의 등장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가격 결정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출범한 아부다비 ICE선물거래소에서 머반 원유의 선물거래는 순조롭게 시작됐다. 개장 후 현지시간으로 오후 5시까지 거래량은 630만배럴 이상이었다. 머반 원유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정유기업 60곳 이상이 사용하는 유종이다. 한국의 GS칼텍스가 수입하는 원유 중 13%(지난해 기준)가 머반 원유다. 머반 원유의 하루 최대 생산량은 200만배럴이다.
머반 원유 선물의 등장은 OPEC의 원유 가격 결정력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컨설팅업체 PK베를레거의 필립 베를레거 대표는 “아부다비가 마빈 원유 선물을 내놓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OPEC 카르텔의 영향력은 약화할 것”이라며 “원유 선물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OPEC의 원유 가격 통제권이 유지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아부다비는 머반 원유의 위상이 국제 원유시장의 대표 유종인 브렌트유 등을 따라잡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UAE도 OPEC 회원국 중 하나이기 때문에 OPEC의 결정에 따라 생산량이 변동될 수 있어 국제 원유시장에서 위상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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