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박영선 선거운동 무대 위에 선 '2차 가해' 與 의원들

입력 2021-03-30 16:28   수정 2021-03-30 16:45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에 대한 비판에 대해 "소모적 페미니즘 논쟁을 끝내자"라며 2차 가해에 앞장선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현장 유세에 나섰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하며 2차 가해에 가담한 남인순·진선미·고민정 민주당 의원 등도 박영선 캠프 대변인에서 물러나자마자 선거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윤 의원은 30일 서울 행당동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유세에서 "2011년 보궐선거를 자초한 장본인이 오 후보"라며 "본인은 보선 자체를 자초한 장본인이면서도 이번 보선과 관련해서 문제를 제기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작 보선을 자초한 장본인이 그 부분을 더 반성해야지, 오히려 자기는 전혀 보선에 대한 잘못이 없는 것처럼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을 보고 '참 후안무치하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주장했다.

전날 MBC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박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무상급식 사퇴'를 강조하면서 "보궐선거라는 의미에서 똑같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오 후보가 "성추행에 의한 보궐선거와 똑같군요"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윤 의원뿐 아니라 박 전 시장의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물러난 고민정 의원은 연일 눈물을 흘리거나 피곤에 지쳐 잠든 모습이 담긴 '감성 사진'을 올리며 지지자들의 동정심을 끌어내는 전략을 펴고 있다. 고 의원은 시민의 품에 안긴 사진을 직접 페이스북에 올리고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서울시민을 지켜야겠다는 강한 의지만 남았다"라고 했다.

피해호소인 지칭을 주도한 남인순·진선미 민주당 의원 역시 공개 유세 현장에 빠지지 않는다.


야당은 '어게인 박원순', '어게인 2차 가해'라며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윤 의원은 박원순 전임 시장의 서울시 행정 부시장을 했던 측근인데, 연단에 올라와 사죄는커녕 2011년 보궐선거의 장본인이 오세훈 후보라며 몰염치한 물타기에 나섰다"며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피해 여성을 박영선 후보가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이들을 연단에 세우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피해호소인 3인방의 N차 가해의 끝은 어디인가"라며 "정작 피해 여성에게 단 한 번의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 적도 없던 이들이, 서울시민 앞에 눈물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이 참으로 낯 뜨겁고 민망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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