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E&S, 호주 가스전 1.6조 투자…친환경 LNG 뽑아낸다

입력 2021-03-30 17:19   수정 2021-03-31 03:32

에너지 기업 SK E&S가 호주 북서부 해상 가스전 ‘바로사-칼디타’ 개발에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를 투자한다. 이곳에서 생산한 천연가스 일부를 액화천연가스(LNG) 형태로 국내에 들여와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수소 생산과 발전소 연료로 쓸 계획이다.

SK E&S는 바로사-칼디타 가스전의 천연가스 추정 매장량이 LNG 기준 최소 7000만t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발표했다. 국내 연간 LNG 사용량이 4000만t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이 가스전에서만 국내 사용량의 약 2년치를 생산할 수 있다.

SK E&S는 상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사업 파트너인 호주 에너지 기업 산토스와 곧바로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총 투자금액은 37억달러 중 14억달러를 맡기로 했다. 상업생산 예정 시점인 2025년부터 SK E&S는 연 130만t의 LNG를 20년간 국내로 들여올 계획이다. 충남 보령 인근에 SK E&S가 건설 중인 수소 생산 플랜트에서 LNG를 받아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수소를 생산하기로 했다. 일부는 SK E&S가 운영 중인 광양·파주 천연가스발전소 원료로 쓰기로 했다.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프로젝트는 산토스가 지분 62.5%를, SK E&S가 37.5%를 보유하고 있다. 본격 개발에 앞서 양사는 2012년부터 10년간 매장량 평가, 인허가, 설계 등의 작업을 했다. 최근 추정 매장량이 당초 예상보다 두 배 많은 약 7000만t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최종투자의사결정(FID)을 했다. 아직 평가가 끝나지 않은 바로사 북쪽 일대와 칼디타 지역을 포함하면 매장량은 이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게 SK 측 설명이다.

SK E&S는 LNG 생산에 필요한 가스 정제, 액화 플랜트 사용권도 이미 확보했다. 지난해 호주 다윈 액화 플랜트에 대한 지분 투자를 완료해 LNG 관련 인프라를 갖출 수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가스전의 원가 경쟁력은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SK E&S는 천연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제거하는 CCS(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을 바로사-칼디타 가스전 개발에 적용키로 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LNG 발전소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제거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수소 생산의 원료가 되는 LNG를 장기간, 글로벌 최고 수준의 가격 경쟁력으로 확보하게 됐다”며 “해외 가스전 개발부터 수소 생산에 이르는 수소 경제 밸류체인을 갖추고 그 과정에서 탄소 발생을 최소화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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