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는 31일 "청년 민심을 바라보는 저의 시각은 간명하다"며 모든 국민들이 그렇듯 청년들 역시 각자의 판단에 따라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주권자"라고 밝혔다. "20대의 경우 과거 역사 같은 것에 대해서는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지 않나"라고 말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선 긋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권에서 청년 민심에 대한 설왕설래가 많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청년들이 특정 진영에 속해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의 청년은 민주화와 산업화라는 이분법을 거부한다"며 "민주화 세력이 피 흘려 이룩한 민주주의를 긍정하면서도 산업화 세력이 땀 흘려 쌓아온 경제성장의 공 또한 인정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독재와 기득권을 옹호하는 주장을 단호히 거부하지만 그렇다고 민주화 세력의 모든 것을 절대 선으로 간주하지도 않는다"며 "이따금 이런 청년들을 두고 '선택적 분노'를 보인다며 나무라는 분들도 있다. 부디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소위 '선택적 분노'라고 불리는 현상은 역으로 양 진영에 대한 청년들의 기대치가 다르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불과 4년 전, 무능하고 부패한 박근혜 정부를 송두리째 무너뜨린 촛불의 선두에 우리 청년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언행일치의 자세로 실력과 성과로 증명하는 길밖에 없다"며 "존중하고 경청하는 것은 최소한의 출발에 불과하다"고 글을 썼다. 그러면서 "불공정을 바로잡고 양극화를 해소하여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할 때 비로소 책임 있는 정치세력으로서 청년들 앞에 설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청년들도 여타 세대와 마찬가지로 간절하게 열망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지난 26일 박영선 후보는 20대 지지율이 낮은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말에 "20대의 경우 과거 역사 같은 것에 대해서는 40대와 50대보다는 경험치가 낮지 않나"라며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여러 상황을 지금 시점에서만 보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박 후보를 향해 "청년들의 절규를 헛소리 취급한다"고 "'청년들이 역사 경험이 없어 민주당을 싫어한다?' 자기들이 경험 없을 때 민주화운동한 건 끝없이 우려먹으면서 지금 청년은 무식해서 판단력이 없다니"라고 지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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