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사진)가 4.7 재보궐선거가 한 주 앞으로 다가온 31일 서울 이수역 앞에서 동작구 집중유세에 나섰다. 이날 정오쯤 현장에 도착한 박영선 후보는 지지자들과 주먹인사를 나눈 뒤 유세차에 올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내곡동 의혹' 공세에 화력을 집중했다.
"매일 밝혀지는 오세훈 '내곡동 의혹'…MB 되풀이"
박영선 후보는 "매일 내곡동 의혹 관련 사실이 하나씩 밝혀진다.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땅 주변에 이명박 전 대통령(MB)의 옛 내곡동 땅과 이상득 전 의원의 땅이 있다. 이는 뭔가 있는 것"이라고 입을 뗐다.그는 "지금 오세훈 후보의 행태는 과거 BBK 사건 당시 MB의 행태와 똑같다"면서 "MB 때도 선거 며칠 전에 관련 증거물인 동영상이 나왔으나, 당시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안 해 13년 만에 진실이 밝혀졌다"면서 "과오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서울시장의 자리는 능력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와 정직"이라면서 "자고 일어나면 거짓말이 밝혀지는 사람에게 서울의 미래를 맡겨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겠는가"라고 피력했다.
그는 "내곡동 의혹은 오세훈 자신이 키운 것이다. 천준호 의원의 문제 지적에 '10년 전 곰탕'이라 했는데 왜 새로운 사실이 매일 밝혀지나"라면서 "서울은 미래를 향해서 전진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서울의 전진과 후퇴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했다.
이날 박영선 후보는 '서울선언7'을 발표하고 "포스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대비해 돌봄을 책임지는 서울을 약속드린다. 영유아 돌봄을 모두 두 배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는 "먼저 보육교사 한 명당 보살펴야 할 아이 수를 줄여 근무 환경 개선과 엄마들의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겠다. 또 현재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이 33% 수준인데 60% 이상 두 배로 늘리겠다"고 역설했다.
이어 "돌봄 시간도 두 배로 늘리겠다"면서 "현재 야간보육을 제공하고 있는 175개 어린이집을 국공립어린이집 중심으로 350개로 확대하고, 5년 안에 자치구당 20개소 50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피력했다.
"오세훈, 불통에 배려 없어…문제 본인이 키워"
유세차에서 내려온 박영선 후보는 취재진에게 "이제는 시민들이 (내곡동 의혹 관련) 오 후보가 거짓말을 하느냐 안 하느냐를 중요한 사안으로 보실 것"이라면서 "처음 내곡동 의혹이 제기됐을 때 오세훈 후보는 문제를 퉁쳐버리는 듯한 대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본인 스스로 문제를 키웠고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 했다.그는 "오 후보는 송파구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했었다. 관련 인터뷰도 남아있다"면서 "그런데 송파구는 보고를 받고 내곡동 그린벨트 해제는 보고를 못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이 박영선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해선 "현장의 분위기는 (여론 조사 결과와) 다르다. 사실 선거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면서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오세훈 후보에 불쾌했던 것이 있다. 현재 네 곳의 방송사에서 토론 제의가 들어온 상황으로, 두 곳과 추가 협상 중인데 어제 오 후보가 하나의 토론만 남았다고 선언했다"면서 "독선적인 불통 시장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우리 측에서 오 후보 측에 정식으로 항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토론회에서) 배려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면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상황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영선 후보는 "구로 국회의원 시절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오 후보에 세 차례 면담을 신청했지만 한 번도 답변을 받은 적이 없다"며 "국회의원은 지역구 대표 시민이기에 시장이 면담을 거절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오 후보 시장 시절 시민들이 데모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고 했다.
이날 동작구 집중유세에는 동작구가 지역구인 민주당 김병기·이수진 의원을 비롯해 홍영표, 서영교 유기홍 김남국 이용우 황운하 전용기 이수진(비례) 의원,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등이 함께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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