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총선 이후 QR코드 사용과 관련해 '불법 지적'을 받아오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한 주 앞두고도 관련 규정을 '공직선거 절차 사무편람'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수 야권 일각에서는 선관위가 사전투표용지에 QR코드를 '임의 도입'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사전투표용지 일련번호는 바코드 형태로 인쇄해야 해 엄밀히 따지면 불법이라는 문제제기도 뒤따랐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중앙선관위의 QR코드 사용을 두고 불법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총선 이후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선관위는 자체 규정 마련도 하지 않은 것이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51조 6항에는 '투표용지에 인쇄하는 일련번호는 바코드(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막대 모양의 기호) 형태로 표시하여야 하며, 바코드에는 선거명, 선거구명 및 관할 선거관리위원회명을 함께 담을 수 있다'고 적시돼있다.
심지어 중앙선관위의 QR코드 사용은 부정선거 논란을 낳기도 해 지속적으로 수정 요구 관련 문제제기를 받아왔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QR코드도 바코드에 포함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권영세 의원은 선거법상 바코드를 QR코드로 변경·사용하기 위해 검토한 공식 유권해석 자료 등을 중앙선관위 측에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이와 관련해 시기·작성·주체를 알 수 없는 임의 문서(태스크포스 보고서)만 갖고 있었으며 공식 의사결정 결재서류나 유권해석 자료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국회는 지난달 24일 QR코드나 바코드에 선거구명 등을 제외한 개인정보를 담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공식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QR코드의 부정선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현행법에 QR코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대신 사전투표 관리를 엄격하게 하는 쪽으로 정리한 것.
권영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선관위는 선거법상 근거가 부재한 QR코드를 임의도입해 각종 선거에 사용해왔다"며 "QR코드에 대한 최소한의 공식 규정이라도 마련하도록 지속 건의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일주일 남은 현재까지 관련 규정을 마련하지 않은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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