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금리 상승, 헤지펀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오히려 헤지펀드들이 꾸준히 보유중인 종목에 주목하라는 의견이 나왔다. 헤지펀드들이 분기마다 공개하는 보유주식 내역을 바탕으로 관련 종목을 편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면 시장지수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헤지펀드, 불안 속 기회 찾기’라는 보고서에서 “헤지펀드가 지속적으로 매수하거나 낮은 회전율을 보이는 종목은 해당 기업에 대해 전문가들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자금유입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헤지펀드가 보유중인 종목에 투자하는 ETF로는 Goldman Sachs Hedge Industry VIP ETF(GVIP)와 Global X Guru Index ETF(GURU)가 꼽힌다.
이 ETF들이 시장지수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이 주된 근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9일 기준 지난 1년간 S&P500지수가 56.25% 상승하는 동안 GVIP는 77.52%, GURU는 69.46% 올랐다. 김인식 연구원은 “연초 게임스탑 숏스퀴즈(주가 상승 시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더 비싼 가격으로 주식을 되사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 지난 26일 헤지펀드 마진콜 사태로 연초이후 이 ETF 수익률은 S&P500보다 부진하지만 1년 수익률을 보면 시장 수익률 이상”이라며 “헤지펀드들의 선택을 받은 종목들은 불안한 시장 상황속에서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GVIP와 GURU는 헤지펀드들의 공시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운용자산(AUM) 규모가 1억 달러 이상인 기관투자자라면 분기말 기준 45일 이내에 ‘Form 13F’라는 보고서를 통해 보유종목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13F 보고서 공시 마감일 이후 5~6영업일 뒤에 이 ETF들의 리밸런싱(자산비중 조정)이 진행된다.
GVIP는 주요 헤지펀드가 장기보유중인 50개 종목을 담는다. 온라인 여행 예약회사 익스피디아그룹(EXPE), 미국 4대은행 중 하나인 뱅크오브아메리카(BAC)와 웰스파고(WFC), 핀테크회사 파이서브(FISV), 미국 금융정보기술 서비스업체 피델리티 내셔널 인포메이션(FIS) 등이 비슷한 비중으로 담겨있다.
GURU는 AUM이 5억 달러 이상인 헤지펀드의 보유종목을 토대로 종목을 편출입한다. 미국 토지신탁회사 텍사스퍼시픽랜드(TPL), 가구 전자상거래 회사 웨이페어(W), 식료품회사 앨버트슨스(ACI), 보험회사 시그나(CI) 등에 투자중이다. 보유종목은 68개로 GVIP보다 많다.
그중 웰스파고, 익스피디아그룹, 파이서브, 마이크로소프트(MSFT), 미국 전력회사 PG&E(PCG), 미국 온라인 결제업체 페이팔(PYPL),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동닷컴(JD) 등은 두 ETF가 동시에 편입중인 종목들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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