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용산구 이태원동 한남1구역, 마포구 아현동 아현1구역 등이 일부 주민의 반대 때문에 공공재개발 선정에 탈락해 지역 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선정되지 않은 12곳 중 대흥5구역 등 8곳은 용적률 높이 완화만으로 사업성 개선에 한계가 있거나, 주민 간 이견이 있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남1구역과 고덕2-1·2구역 등은 “주민의 반대여론을 고려해 선정하지 않았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공공재개발 사업에 기대가 컸던 용산구 한남1구역과 마포구 아현1구역 주민들은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남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는 지난 30일 용산구청을 방문해 항의한 데 이어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남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서울시와 구청에서는 공공재개발에 반대하는 소유주가 많다는 논리로 선정에서 제외했다”며 “재개발에 반대하는 세력은 어느 지역에나 있지 않으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남1구역은 향후 공공재개발 사업에 다시 지원하거나 일반 재개발사업으로 방향을 바꿔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현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원회도 구청을 방문하고 시위를 통해 공공재개발 선정 불발의 부당성을 지적할 계획이다. 아현1구역 공공재개발 추진위 관계자는 “일반 재개발 추진모임이 주민의 명의를 도용해 구청에 반대 민원을 넣었다”며 이들을 형사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공공재개발에 반대하는 모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남1구역 공공재개발 반대모임은 “지역 내 상가가 많고 리모델링을 마친 다세대주택이 대다수여서 재개발 사업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현1구역 일반재개발 추진모임은 “공공재개발에 거부감을 느끼는 토지 소유주가 많아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업계에서는 공공재개발 선정이 불발된 구역의 다세대주택 시세가 떨어지면서 정비사업 동력이 한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남1구역 등은 지난해 9월 공공재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다세대 연립주택 등 빌라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공공재개발 지정에 탈락하면서 거래가 얼어붙고 가격이 빠지고 있다.
용산구 K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공공재개발을 신청한 뒤 전용면적 20~23㎡ 지분 시세가 12억원까지 치솟을 만큼 투자자의 관심이 높았다”며 “이번 공공재개발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매수 문의가 뜸해지고 호가도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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