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박찬구 회장의 경영권에 도전했다가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사내이사 진출에 실패한 조카 박철완 고무해외영업 담당 상무를 해임했다.
금호석화는 31일 사내 게시판에 '계열사 임원 인사발령 공지'를 올려 박철완 상무의 퇴임 내용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박 상무가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 관련 규정에 의거해 계약을 해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이와 관련해 "금호석화의 일방적 퇴임 결정"이라며 반발하는 입장문을 즉각 발표했다. 그는 "사전에 어떠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퇴임 처리한 회사의 소통 방식에서 폐쇄적인 문화와 거버넌스의 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이 아닌데도 사측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호도하며 퇴임시키는 것은 유감"이라며 "뉴노멀 시대 그룹 문화 혁신을 하겠다는 약속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고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상무는 10.03%를 보유하고 있는 금호석화의 단일 최대주주다. 금호그룹 내 형제의 난이 벌어졌을 때 채권단의 중재로 박찬구 회장 측에 몸을 담았다. 그러나 작은아버지인 박찬구 회장과 여러 의견 충돌이 있었고, 지난해 본인과 같은 급이던 박 회장의 아들 박준경 상무가 홀로 전무로 승진하면서 불만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주주명부가 폐쇄된 1월 초 포문을 열어 배당금의 대폭 확대 및 본인 등의 이사회 진출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내놨다.
양측 간의 감정의 골은 한층 깊어지게 됐다. 박 상무 측은 추가로 의결권을 획득해 다시 임시 주총을 소집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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