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방역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졌던 그간의 양상과 달리 최근 비수도권에서도 확산세가 거세지면서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06명이다. 잠시 300명대로 떨어졌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휴일 검사건수 감소 효과가 사라지면서 400명대를 거쳐 나흘 만에 500명대까지 급증한 것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500명이다. 전날 같은 시간에 집계된 439명보다 61명 많은 수치다. 이에 따라 이날 신규확진 수는 500명대 중후반에서 많으면 6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은 지역감염 사례로, 어린이집과 학교, 직장·사업장 등을 중심으로 신규 감염이 이어졌다. 주요 사례를 보면 서울 강북구의 가족 및 어린이집과 관련해 1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강원 원주시의 어린이집에서도 13명이 감염됐다.
서울 광진구의 한 중학교와 세종시의 초등학교에서는 각각 1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한 직장·사업장 관련 사례론 충북 청주시 전기회사(누적 10명), 충북 보은군 연구소(7명), 울산 북구 회사·목욕탕(10명), 전북 전주시 농장(14명) 등이 있다.
지역별로 보면 비수도권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전날 신규 확진자 506명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는 491명이며 이중 수도권이 287명, 비수도권이 204명이다. 비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1월 28일(221명) 이후 62일 만에 다시 200명대를 기록했다. 비율로 따지면 수도권이 58.5%, 비수도권이 41.5%다.
그간 비수도권 비중이 20%대, 많으면 30% 초반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40%대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그만큼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와 관련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수도권 신규 확진자 수는 정체 상태지만 비수도권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비수도권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건 봄철 이동량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완화로 다중이용시설 내 집단감염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중수본에 따르면 비수도권 주말 이동량은 3369만건으로 거리 두기 상향 직전보다는 11.6%(445만건) 적지만 직전 주말인 20~21일보다는 5.6%(177만건) 증가했다.
윤 반장은 "완연한 봄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야외활동뿐만 아니라 카페라든지 식당이라든지 여러 가지 다중이용시설을 같이 이용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며 "기본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그러면서 "여러 상황들을 보면서 오는 11일 이후에 거리두기 단계 부분들을 어떻게 할지, 계속해서 시기를 보면서 논의를 해 나갈 예정에 있다"고 전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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