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에 발묶인 '北 주민 재산' 감독 속도내는 정부

입력 2021-04-01 15:09   수정 2021-04-01 17:51



정부가 국내에 있는 북한 주민의 재산에 대해 조치 명령을 내리고, 북한으로의 반출 및 처분을 실질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전날 '남북가족특례법(남북 주민 사이의 가족관계와 상속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무부 장관이 국내에 있는 북한주민의 재산에 대해 조치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재산처분과 북한으로의 반출에 대해 불허통보를 현실적으로 가능토록 하기 위해 필요한 서식을 정한다는 내용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국내에 있는 북한 주민들의 재산 처분 및 반출을 금지하는 법적 규정은 있었지만 실제 시행서식이 없어 이번에 마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정부는 법무부 장관의 권한으로 국내에 있는 북한 주민의 재산에 대한 감독권한을 보다 폭넓게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특례법은 남북 통일을 대비해 2012년 5월에 제정된 법률이다. 과거 부부가 남북으로 갈라져 새로운 배우자와 결혼해 중혼이 된 경우 등 남북 분단으로 발생한 가족관계의 왜곡을 정리하고, 북한 주민이 상속이나 유증을 통해 갖게 된 남한 내 재산을 관리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남한 주민은 북한 주민에게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재산을 물려줄 수 있다. 실향민이 북한에 남은 자식에게 유산을 남기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때 정부는 재산을 효율적으로 보호·관리하기 위해 유증당사자나 친족, 검사가 변호사를 선임해 재산 관리를 맡기도록 한다.

북한 주민의 몫으로 책정됐지만 국내에 묶여있는 개인들의 재산은 정확한 규모 파악이 불가능하다. 해당 제도를 통해 북한의 혈족에게 재산을 상속·유증 신청하려는 건수는 현재 연간 두 자릿수 수준으로 알려졌다.

생존 실향민 수가 급감하면서 과거에 비해 신청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생존 실향민 수는 4만8887명으로, 10년 전(8만1794명)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생존자의 67%(3만2811명)가 80세 이상의 고령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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