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프라 투자 절반은 '그린'…주춤하던 친환경 에너지株 급반등

입력 2021-04-01 17:10   수정 2021-04-02 03:07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조정받아온 친환경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친환경 에너지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31일(현지시간) 2조달러(약 226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인프라 규모 등은 시장이 예상한 대로였다. 다만 전통 인프라보다 그린 인프라 비중이 두 배가량 많다는 점에 시장은 반응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전통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비중이 25%를 차지했다. 그린 인프라 투자 비중은 약 50%에 달했다. 미국이 대면한 가장 큰 문제로 ‘기후 변화’와 ‘중국 굴기’를 꼽을 만큼 관련 분야 투자에 집중됐다.

계획이 발표되자 최근 주가가 급등한 전통 인프라 관련주는 하락했다. 건설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CAT)가 0.52%, 건설용 석재 및 콘크리트 업체 벌컨머티리얼스(VMC)는 2.02% 하락했다. 건설용 장비 대여 업체 유나이티드렌털(URI) 주가는 1.17% 떨어졌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는 급등했다. 전날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도 포함됐다. 주거용 태양광 패널 설치 및 에너지 저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노바(NOVA)는 30~31일 이틀간 25.6%, 풍력 타워 제조업체 브로드윈드에너지(BWEN)는 31.7%, 연료전지 기업 블룸에너지(BE)는 15.6% 올랐다.

전기차 충전소를 운영하는 차지포인트(CHPT)는 같은 기간 무려 27.6% 상승했다. 테슬라도 마찬가지였다. 30일 3.98% 오른 데 이어 31일 5.08% 오른 667.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기차 시장에 1740억달러를 투자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50만 기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에서는 전력 등 전통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결국 친환경 에너지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의 노후한 전력 송배전망이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의 걸림돌이 돼 왔기 때문이다. 이재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 인프라 투자는 기존 석탄화력 중심 발전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인프라 정책 발표 이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1.74%로 상승했다. 금리 상승에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하락하지 않았다. 친환경 관련주의 질주에 나스닥지수는 1.5% 올랐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포트폴리오 전략 차원에서는 전통 SOC보다 그린 에너지 관련주의 반등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지 않다. 친환경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초 고점을 찍은 뒤 미 국채 금리 상승으로 조정을 거쳤다. iShares S&P Global Clean Energy ETF(ICLN)는 지난 1월 7일 33.41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조정받아 31일 기준 24.3달러로 27% 하락한 상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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